프로야구 인터넷 중계의 경제학

조선일보 기자I 2010.04.15 09:00:02
[조선일보 제공] 지난 6일 저녁 열린 기아 타이거스와 SK 와이번스와의 프로야구 경기. 기아팬인 LG전자 김모(26) 대리는 팀장에게 야근 보고를 하고 인터넷에 접속, 야구 중계를 시청했다. 김 대리는 "6~7시에 일 끝내고 귀가하다 보면 경기를 놓친다"고 했다. 오후 9시 30분, 기아가 3대1로 승리했다.

김 대리와 같은 직장인 야구팬들이 TV가 아닌 인터넷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프로야구 개막 후 지난 6일까지 열린 28경기를 분석한 결과, 케이블TV(KBS N스포츠·MBC ESPN·MBC라이프·SBS스포츠 등 중계권 가진 4개 채널)에서 프로야구를 본 시청자는 204만명(AGB닐슨코리아 집계)이었다. 경기당 7만2900명인 셈이다. 작년(경기당 7만5000명)보다 소폭 줄었다.

반면 네이버의 실시간 야구 중계를 본 시청자는 하루 평균 9만5000명으로, 작년 4만~5만명보다 2배 정도 늘었다.


 
나우콤이 운영하는 아프리카에는 하루 7만5000명이 몰려, 작년보다 3배 급증했다. 하루에 야구 중계를 보는 야구팬은 대략 46만명인데, 이 중 스포츠채널이 29만명, 인터넷이 17만명이란 계산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몇년 내 '프로야구 중계=스포츠채널'이란 공식이 무너질 것이란 위기감이 스포츠채널 업계에 퍼지고 있다. 야구 중계 하는 원가(原價)에서도 스포츠채널은 인터넷에 밀린다.

4개 스포츠채널은 각각 연간 21억~23억원 정도의 중계권료를 내고 4분의 1씩 나눠 중계한다. 경기당 1580만~1730만원의 중계권료(시청자 1인당 216~237원)를 내는 셈이다. 하지만 네이버는 13억~15억원 정도를 내고 전 경기를 방송한다. 시청자 1명 단위로 환산하면 약 103~119원. 아프리카는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50원이다. 네이버는 올해부터 경기 중간에 자체 영업한 '광고'를 붙이기 시작했다. 스포츠채널과의 광고 수주 경쟁에도 뛰어든 것이다.

※이 기사의 취재·작성에 박의래 인턴기자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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