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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국민vs신한 "우리는 영원한 라이벌"

하수정 기자I 2008.03.12 09:08:32

외형경쟁 넘어 주식시장·농구코트서도 `숙적`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요즘 금융권에서는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은행업계 1위 자리를 두고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는 국민은행(060000)과 신한은행이 농구코트에서도 한판 승부를 벌이면서 양 은행간 신경전은 더욱 치열하다. 
 
먼저, 농구코트에서는 신한은행이 최근의 강세를 타고 국민은행을 가뿐하게 이겼다. 신한은행은 지난 7일과 9일, 11일 잇달아 열린 여자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서 국민은행에 3연승을 거두며 챔프전 진출행을 확정지었다. 
 
신한은행의 승승장구는 정선민 선수의 활약이 이끌고 있기에 국민은행의 속이 더욱 쓰리다. 정 선수는 당초 국민은행의 주포였지만 지난 2006년 신한은행과 당시 최고금액이었던 2억여원의 연봉계약을 하고 이적한 주인공.
 
신한은행의 한 직원은 "올해도 농구경기에서 국민은행을 여유있게 이기고 우승컵을 바라보게 됐다"며 "이제는 코트 밖에서 이길 차례"라고 말했다.
 
이 직원의 바람대로 신한은행은 코트 밖에서도 국민은행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은행업계 순위는 보통 총자산을 기준으로 한다. 그동안 총자산 1위를 지켜왔던 국민은행은 자타가 공인하는 `리딩뱅크`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하면서 자산격차는 점차 축소되고 있는 추세. 국민은행의 지난해 총 자산은 232조1000억원으로 우리은행 218조5000억원, 신한은행 208조3150억원보다 10조, 20조원대의 차이만 남겨두고 있다.
 
게다가 금융그룹 전체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미 우리금융지주(053000)신한금융(055550)지주의 총자산이 국민은행의 연결기준 총자산을 앞선 것이다. 국민은행이 오는 9월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대규모 자본 확충을 하지 않는 이상 금융지주사 3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현 상황에서 금융그룹 업계 1위를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 개편, 우리은행 매각 등 빅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그룹 덩치를 놓고 대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도 "신한이 조흥은행을 인수해 급부상한 것과 같이 외환은행 등 대규모 M&A가 성사되면 언제든 순위는 뒤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지주는 주식시장에서도 금융 대장주 자리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한지주가 국민은행을 시가총액 면에서 1조원 가량 따돌린 상태.
 
신한은행은 그동안의 수익 다변화 경영이 투자자들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라며 고무돼 있다. 반면 국민은행은 "지금이 바닥"이라며 다시 대장주 자리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들과 같이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의 방법이 단기적인 처방이라고 보고, 펀더멘털을 개선하는 중장기적인 방법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은행업계가 시장 안팎에서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있지만 투자자와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손해볼 것이 없다. 경쟁은 발전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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