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아빠의 재무설계)해외펀드,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김종석 기자I 2007.12.17 10:00:46
[이데일리 김종석 칼럼니스트]
"내년에는 해외증시 중 어느 나라가 좋아요?”
“국내펀드는 가입하고 있어서, 해외펀드 들려고 하는데 이름이 너무 어렵고 어디에 투자하는 펀드인지 모르겠어요!”


◈ 펀드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신문 경제면을 연일 장식하는 생소한 이름의 펀드들......
펀드가 진화를 거듭함으로써 펀드뷔페 한 상이 차려져 내 구미에 맞는 녀석을 마음껏 담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나 프리미엄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국내펀드는 물론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으로 주식과의 상관관계가 낮거나 일반 주식형보다 초과수익률을 낼 수 있는 상품에 대한 발굴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투자상품 또한 주식이나 채권은 물론 부동산·물·선박·원유·금·원자재·예술품·와인·한우·헷지펀드·장외파생상품 등 가격이 형성되는 물건이라면 무엇이든 투자대상으로 삼아 섹터/이색 펀드라는 이름으로 번역하고 있다.

해외펀드시장에도 중국시장의 급락을 계기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친디아(Chindia: 중국+인도의 합성어로 중국과 인도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 코친디아 (Kochindia: 한국+중국+인도), 브러시아(Brussia: 브라질+러시아),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브릭스(VRICs: 베트남+러시아+인도+중국), 비스타(VISTA: 베트남+ 인도네시아+남아공+터키+아르헨티나), EMEA(이머징 중동+유럽+아프리카),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 국가) 일일이 열거하기도 숨가쁠 정도로 많다.

◈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을까? Vs. 나누어 담을까?

계속되는 중국의 긴축우려로 홍콩에서 거래되는 H지수는 12월 14일 현재 15,957포인트로 11일1일 고점대비 22.6%로 하락 중이다.
가입시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올해 9월이전에 중국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겠지만, 10월 이후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급락하는 수익률에 잠 못드는 밤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흔히 펀드는 높은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원금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특히 펀드 내에서 한 국가에 올인하는 펀드는 2006~2007년 중국처럼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최근 한달보름사이의 급락구간에서는 적잖은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교훈을 주었다.
그래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상품이 바로 여러 국가에 분산 투자하는 형태의 해외펀드이다.
가장 대표적인 펀드가 브릭스펀드(BRICs)로, 이머징국가 중 경제성장률이나 지속성장가능성이 높으며 자원부국이라는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대륙 별로 분산이 되어 있으므로 개별국가위험이나 지역적인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가 크다.
 
실례로 12월 14일 기준 중국의 H지수는 연초대비54.3%로 브릭스 국가 중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브릭스국가를 보면 많이 올라준 국가도 있고, 잠시 쉬어가는 국가도 있어 특정국가에 위험요소가 있다손 치더라도 브릭스의 평균 상승률은 40.1%로 중국펀드와 그리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중국의 주가가 하락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면 역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처럼 투자에서의 분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 항목이다.
간혹 국내펀드 내에서 성장형, 가치형, 배당형, 채권형으로 나누어서 투자를 하면서 분산투자를 잘 하고 있다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넓은 시각에서 본다면 세계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채 2%대인 한국증시에 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산의 효과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원화로만 투자함으로써 오는 글로벌 환리스크에 노출이 되어있다고도 볼 수 있으므로, 가능한 대륙 별로 스타일에 따라 경제구조가 각각 다른 국가들로의 분산투자가 바람 직 하다. 오늘은 ‘분산이 잘 되어 있는 해외펀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에 대해 알아본다.

◈ 브릭스(BRICs)펀드 - 세계경제의 성장엔진

브릭스는 2000년대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브라질(Braz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 등 4개 국가의 영문이름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이들 4개국은 거대한 영토와 많은 인구, 풍부한 지하자원 등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을 갖추고 있는 국가들로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들 국가의 주식시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금융상품이 등장하였는데,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브릭스펀드이다.
이들 국가의 또 다른 장점은 저렴하고 우수한 노동력, 높은 인구에서 나오는 내수소비의 증대 등을 바탕으로 고속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필자는 투자전략가도 애널리스트도 아닌 재무설계사로서 브릭스펀드를 추천하는 이유는 펀드내에서 분산이 잘 되어 있으며, 운용 역시 상황에 따른 운용의 묘를 잘 살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이들 4개 국가 들간의 증시 상관관계는 매우 낮으며, 4개 국가에 무조건 25%의 비중을 나누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시황에 따라 유동적인
자산배분이 가능함에서 오는 시장 변화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로더 브릭스펀드의 경우 최근 1년간의 수익률이 61%, 2년 동안 105%의 수익률을 기록하였으나, 내년에는 전반적으로 글로벌증시의 이익모멘텀이 둔화되고 높은 변동성이 예상되므로 지나치게 높은 수익을 기대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으므로 기대수익을 낮추어야 한다.

◈ EMEA(동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펀드 – 고유가 시대에도 돈 버는 펀드?

올 하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중 눈에 띄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지역이 중동지역이다.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유가는, 수입물가 상승률을 9년 만에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려 국내는 물론 세계경제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에너지의 대부분을 수입해서 소비해야 하는 국가들에게는 큰 악재이지만 원유를 포함한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는 동유럽, 중동국가, 아프리카 국가들은 넘쳐나는 오일머니로 경제가 활기를 띠면서 주식시장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 지역은 전 세계 원유의 82%가 매장돼 있고 기타 천연자원도 풍부해 원자재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므로, 고유가 시대에 적절한 펀드라고 생각한다.
또한 자원뿐 아니라 넘쳐나는 오일머니로 급성장하고 있으며 내수소비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또 한번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특히 남아프리카 지역 중 남아공은 2010년 월드컵을 앞두고 인프라투자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유럽에 투자하는 펀드는 우리CS자산운용에서 지난해 10월 Eastern Europe펀드를 설정하여 운용해오고 있으며, 설정금액은 4,167억 원이며 3개월 기준 20%의 수익을 내고 있다.
그리고 9월 들어 동유럽은 물론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을 아우르는 EMEA지역 펀드의 설정이 줄을 잇고 있으며, 이 펀드의 벤치마크는 MSCI EMEA지수를 참고하면 된다.

◈ 아세안 지역 펀드

최근 눈에 띄는 펀드 중 하나가 ASEAN 펀드이다.
ASEAN은 동남아시아의 지역협력기구의 약칭으로 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타이·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 캄보디아 등의 10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래와 같은 공통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중국과 인도시장 성장의 직접적인 수혜국이다.

둘째, 중국과 인도에 비해 주가수준이 낮아 투자부담이 덜하고 풍부한 천연자원과 내수시장의 활황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높은 경제성장 및 장기적 인구 구조변화는 매력적 투자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풍부한 천연 자원 보유로 인해 기업들의 성장가능성이 높다.
 
최근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아세안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임을 강조하면서 ‘아세안 주식형펀드’등의 펀드를 대거 출시하기도 하였다.

1년에 신발을 사는데 쓸 수 있는 돈이 50만원으로 정해져 있다고 하자.
‘정장용 명품구두 하나만 사는데 몽땅 사용하겠습니까?’ 물론 ‘아니오’일 것이다.
아마도 주말을 위해 캐주얼 구두를 살 것이고, 운동할 때 필요한 운동화, 직장과 공식적인 자리를 위한 정장구두, 겨울을 위해 부츠를 그리고 여름에 필요한 샌들을 살 것이다.
물론 폼 나는 정장용 구두도 중요하겠지만 1년 내내 구두만 신을 수는 없지 않는가?
투자도 마찬가지!


하나의 금융상품에 올인 한다거나, 비중은 높을 때의 예상치 못한 위험은 그 누구도 보상해 줄 수 없다. 분산은 내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최소한의 투자안전벨트임을 명심하자!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용산지점 차장/ 딸기아빠의 펀펀 재테크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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