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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확대경] AI 시대의 질문하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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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기자I 2026.09.07 05: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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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는 중간·기말고사 때마다 ‘한 학기 강의를 들으면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질문을 만들어 제출하라’는 문제를 출제한다.

대학에서는 통상 교수가 문제를 내고 학생이 정답을 작성하지만 유 교수는 학생들에게 질문을 만들어보라는 식으로 출제 방식을 전환했다. 그는 “학생들이 제출한 질문을 보면 개개인의 지식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출제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생생확대경] AI 시대의 질문하는 능력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교육계도 변화를 맞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지식’보다는 ‘질문하는 능력’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AI라는 거대한 지식 창고에서 적절한 답을 얻으려면 당연히 좋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문제는 질문하는 능력만 강조하고 지식의 중요성은 쉽게 간과한다는 점이다. 좋은 질문은 원하는 답을 정확하게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반복될수록 정보와 지식의 확장이 이뤄지는 질문도 바람직하다.

좋은 질문을 하려면 기초·배경지식이 토대가 돼야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풍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유 교수도 “질문의 수준과 깊이는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에 비례한다”며 “AI 시대에도 더 많이 읽고 더 폭넓게 경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시대를 맞아 대입 개편 논의가 한창이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대입 개편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수능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면 학교 수업과 학습 방식을 함께 바꿀 수 있다”며 “대입제도는 교육 내용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I 시대를 맞아 교육을 통해 사고력·창의력 등을 함양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문제는 지금의 학교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느냐 하는 점이다. 국교위는 수능 개편 전에 우선 중·고교 내신 시험에서 서·논술형 문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학교 내신에서 먼저 서·논술형 평가를 안착시킨 뒤 이를 수능에 적용하자는 구상이다.

중·고교 내신 평가에서 서·논술형 시험을 안착시키려면 교권·평가권이 바로 서야 한다. 지금도 학교에서는 수행평가를 중심으로 서·논술형 평가를 시행 중이지만 교사들은 늘어난 민원을 감당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서·논술형 평가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에 대해 이의신청·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많아서다. 심지어는 학교의 평가 결과와는 다른 학원의 해설을 가져와 재채점해달라는 요구도 늘고 있다.

지금의 학교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교사가 학생·학부모에게 폭행을 당할 정도로 교권이 무너진 상황이다. 대입과 직결되는 내신에 서·논술형 시험을 도입하려 한다면 이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평가 결과에 불복할 민원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질문하는 능력에 앞서 지식 습득 과정이 선행해야 한다는 점과 마찬가지로 서·논술형 평가 도입에 앞서 교권 회복이 필요하다는 점도 국교위와 교육 당국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고교학점제도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한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전면 시행 이후 부작용이 나타났다. 대입제도 개편은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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