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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내부에는 기계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직원은 손에 꼽을 정도다. 원료 투입부터 포장까지 자동화 로봇 설비를 구축한 덕분이다. 이를 통해 위생은 물론 생산 효율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진천공장은 크게 4층 전처리&배합실, 2층 포장실, 1층 완제품 적재실로 나뉜다.
김태윤 진천공장 공장장은 “사람의 손을 최대한 덜 탈수록 위생수준은 높아진다”며 “진천공장 규모 공장에는 100여명이 일하는데 이곳은 단 27명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엔 드문 세계 수준의 ‘스마트팩토리’ 제조 시설로 자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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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공장은 사람과 함께 ‘물이 없는 공장’이기도 하다. 모든 설비에서 물이 바로 버려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김 공장장은 “바닥 등에 물이 생기면 미생물 증식과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며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이 매우 꼼꼼한 편인데 이곳은 그런 철학이 담긴 곳”이라고 소개했다.
◇계약재배로 안정적 물량 확보…농가 ‘상생’ 효과도
교촌의 또 다른 강점은 ‘로코노미’(지역(Local)+경제(Economy)의 합성어)다. 진천 공장은 소스 제조에 필요한 청양 홍고추, 마늘, 아카시아꿀 등 대부분 원료를 국내 농산물로 쓴다. 최근 3년간 3825t의 물량을 사용했다. 매입량의 절반 이상을 계약재배를 통해 확보한다. 이를 통해 농가 판로 개척을 돕고 교촌 역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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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는 “농가에 정해진 납품 가격으로 일괄 구매하고 납품 후 2주 이내 대금 정산을 한다”면서 “특히 교촌이 지역농협을 통해 직접 운송하기 때문에 농가는 납품 시 세척, 선별 등 작업을 생략할 수 있어 인건비 절감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고추 계약재배 농가의 임천섭 씨는 “보통 선별 후에 새벽부터 멀리 있는 공판장으로 가지만 교촌은 전량을 직접 가져가고 안정적인 가격으로 매입해 주니 편안하다”고 평했다. 교촌에 더 좋은 제품 납품을 위해 드론까지 배웠다는 김영옥 씨는 “계약재배를 하고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다”며 “착즙용 농산물을 생산다하보니 모양이나 크기에 대한 부담도 적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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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은 코카콜라와 같은 세계적인 레시피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현재 간장, 레드 등 교촌치킨 소스의 ‘핵심 레시피’는 사내에서도 극소수만 알고 있는 극비다. 송 대표조차 레시피를 알지 못한다. 130여년간 제조법이 비밀로 지켜져 온 코카콜라와 유사하다는 게 송 대표 설명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대표 소스 식품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교촌의 미래 청사진이다.
실제로 교촌은 이미 국내 여러 기업에 B2B 소스를 제공 중이다. 동원그룹과 진행하는 ‘마라시리즈’와 ‘면발의신’ 등 제품이 대표적이다. 비에이치앤바이오가 제조원으로 들어가 있다.
송 대표는 “동원그룹 외에도 수출용 고기소스 4종, 떡볶이 소스도 진행해서 세계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상황”이라며 “오는 11~12월이면 시중에서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진천공장은 교촌의 K소스의 전진 기지다. 교촌의 모든 해외매장에서 쓰는 치킨 소스도 오직 이곳에서만 만든다. 교촌치킨은 해외 7개국(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두바이, 중국, 대만)에 진출했다. 진천공장은 할랄 인증,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등 국내외 각종 식품 관련 인증을 받았다. 국내에서 이런 인증을 받은 생산 시설은 드물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것이 교촌의 계획이다. 송 대표는 “미국의 프랜차이즈 기업 ‘칙필레’(Chick-fil-A)는 연간 소스 매출로만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면서 “다음 K푸드는 소스에서 나올 것 같다. 33년간 쌓은 노하우와 비법에 ‘한국의 맛에 세계를 더하다’는 슬로건으로 해외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소스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