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준 볼트크리에이션 대표는 지난달 30일 경기도 오산공장에서 자사 핵심 기술이 담긴 ‘파인 메탈 마스크’(FMM)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디스플레이 핵심 부품인 FMM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작고 촘촘한 구멍이 있는 얇은 금속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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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M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판에 증착해 스마트폰의 빛과 색을 내는 데 사용한다. 적색·청색·녹색(RGB) 픽셀을 기판에 새길 때 FMM이 ‘모양 자’ 역할을 함으로써 미세 구멍 사이로 각 픽셀들이 섞이지 않고 제자리에 증착할 수 있다. FMM의 구멍 크기가 OLED 화면의 해상도를 좌우하는 셈이다.
볼트크리에이션은 국내 최초, 세계에서 두 번째로 500ppi(인치당픽셀수) 모바일용 FMM을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식각 공정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아닌 이온 빔을 사용해 부산물이 발생하지 않고 저온 식각으로 열 발생에 의한 재질 변화가 없는 게 특징이다. 기존 습식, 레이저, 전주도금 공정과 달리 3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고해상도 구현도 가능하다.
최 대표는 “스마트폰 OLED 해상도가 2015년부터 500ppi 수준에 멈춰있는 이유는 습식 식각 방식의 일본산 FFM을 사용하기 때문”이라며 “습식 식각은 40㎛ 이하 미세 가공이 불가능한 반면 건식 식각은 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어 ppi를 한층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OLED 분야 전 세계 1위지만 핵심부품인 FMM은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일본 시장에 종속된 상황”이라며 “자체 개발 기술을 통해 국산화, 세계 일류화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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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 글라스는 식각을 통해 렌즈 표면 성질을 바꿔 물방울이 맺히지 않도록 한 제품이다. 악천후에도 시인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카메라 및 모빌리티 업계에서 수요가 높다. 실제 이날 공장에서 일반 유리와 브이 글라스를 나란히 놓고 물을 뿌리는 시험을 한 결과, 브이 글라스를 설치한 카메라 화면이 뚜렷하게 촬영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 대표는 “브이 글라스는 내년부터 자동차 사이드 미러나 후방 카메라에 적용돼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FMM은 이미 국내 시장 규모만 1조원이 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매출은 미미하지만 총 250억원 규모의 누적 투자를 유치하며 15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며 “내년에는 상반기에 매출 50억원을 달성하고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