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이번엔 '트럭 시위'…이재명 "제발 하지말라"

김민정 기자I 2023.03.16 08:38:41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자 이른바 ‘개딸’들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지역사무소 앞에서 ‘트럭시위’까지 벌이자 이 대표는 “내부 공격이 가장 큰 리스크”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개딸’들은 지난 15일 오전 11시부터 2.5t 트럭을 국회 앞에 동원하는 한편 이원욱·전해철·강병원·윤영찬 의원 지역사무소 앞에 1t 트럭을 배치해 압박에 나섰다.

전광판에서는 ‘국민들은 이재명을 믿는다. 당 대표 흔들기 그만하라’ ‘77.7% 당원의 뜻 거스르지 말라’ 등의 문구가 등장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말쯤부터 지지자들의 후원을 받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오전 서울 은평구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 사무실 인근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동원한 비명계 의원 비방 전광판 트럭이 멈춰 서 있다. (사진=뉴시스)
이후 이 대표는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균열과 갈등”이라며 “‘너는 왜 나와 생각이 다르냐’며 색출하고 망신주고 공격하면 당장 기분은 시원할지 몰라도 민주당은 물론 민주 진영 전체에 큰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간질에 유효한 명단이 나돌고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님을 비난하는 웹 이미지까지 봤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 민주당의 주축인데 적으로 규정하다니 말이 되냐. 우리 지지자가 아닌 사람이 변복해서 공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개딸들이 트럭 전광판을 통해 비명계를 공격한 것에 대해서도 “서로의 적대감만 쌓이고 이를 보고 지나가는 행인들은 이맛살을 찌푸린다.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특정인을 제명하라는 청원이 올라오면 또 ‘이재명을 징계하라’는 청원도 뒤따라온다”며 “진영 안에서 서로 물고 뜯으며 상처 받는 치킨게임이 될 뿐이다. 상대가 가장 바라는 그림”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거듭 호소드린다. 함께 싸워야 할 우리 편 동지들을 멸칭하고 공격하는 모든 행위를 즉시 중단해 달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이재명의 동지라면,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이라면 ‘버스에서 내려와’ 운동에 함께 해달라. 주변에 그런 행동을 하는 지지자가 있다면 만류해달라”며 “통합과 단결의 힘으로 똘똘 뭉쳐야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의 폭정에 맞서고, 결국 내년 총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지적에 결국 이재명 갤러리 측은 “(이 대표의) 직접적인 부탁이 있으셨으니 트럭시위는 오늘을 끝으로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14일 ‘이재명 TV’에서 방송된 ‘당원존 라이브’에서도 “나와 생각이 다르다면서 막 색출하고, 청원해서 망신 주고, 공격하면 기분은 시원할지 모르겠지만 당의 단합을 해치지 않나”라며 “그러면 민주당 전체, 민주 진영 전체가 피해를 입는 것이고 거의 집안에 폭탄을 던지는 것과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개딸들은 “답답하기에 표현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을 개딸이라고 밝힌 박모씨는 1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트럭시위·문자폭탄 등 비명계를 향한 공격을 두고 “의원들에게 직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없지 않느냐”며 “그러다 보니까 더욱더 문자로 감정을 표출하는데 조금 자제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수박 의원분들이 나오셔서 언론에서 본인들이 수박인 것처럼 먼저 얘기하신다”며 비명계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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