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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한미FTA 발효 9년차(2000년) 교역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741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계 대상 수출액이 5125억달러로 5.5% 줄은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비대면거래 확산으로 인해 컴퓨터, 반도체 품목에서 크게 수출액이 늘어난 효과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동기보다 25.3% 증가한 74억5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컴퓨터 수출액도 43억4700만달러로, 104.2%나 늘었다.
반면 석유제품(-46.5%), 무선통신기기(-26.4%), 자동차부품(-11.5%) 등은 줄었다. 이에 따라 미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3.3%로 전년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미국으로부터 수입은 575억달러로, 전년대비 7.1% 감소했다.
반도체제조용장비(44.6%), 자동차(36.0%) 수입이 크게 늘었지만, 원유(-40.0%), 반도체(-7.0%) 등은 감소했다.
원유수입이 크게 감소한 것은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33.6%나 떨어진 탓이다. 자동차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은 ‘테슬라3’ 인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지난해 1~11월에만 1만1600대를 팔았다.
이에 따라 대미 무역수지는 166억달러로 전년동기보다 52억달러가 늘었다. 대미 무역수지는 2015년(258억달러) 이후 2019년(114억달러)까지 계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2019년 한미FTA 개정으로 미국 자동차 수입이 유리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미국산 자동차는 제작사별로 연간 2만5천대까지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FMVSS)을 준수하면 한국 자동차 안전기준(KMVSS)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는데 이를 5만대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그럼에도 무역수지가 다시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일시적으로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미FTA 개정효과는 좀더 지켜봐야할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