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의 권기혁 기업평가본부 산업1실장과 류종하 수석연구원이 쓴 ‘주택경기 하강 국면에 접어든 건설사 신용전망 - 건설사 본원적 경쟁력이 드러나는 시기’ 보고서는 그중에서도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보고서는 28회 SRE에서 가장 인상적인 연구보고서(베스트 리포트)를 묻는 질문에 9.6%의 득표율(33표)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크레딧 애널리스트로부터는 가장 많은 14표(25.0%)를 받았다. 설문에 함께 제시된 15개의 연구보고서 중 5개가 주택경기와 관련돼 변별력을 찾기 어려운 와중에도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권 실장은 “주택경기 하강 국면에서 회사별 신용도가 차별화할 것이라는 예상은 많았지만 실제 데이터 제시는 없었다”며 “분양 현장의 입주율 등 실적을 지역별로 구분해 보여줬기 때문인 것 같다”고 득표 원인을 분석했다.
한신평은 이미 주택경기가 한풀 꺾였다는 점을 인식하고 기존 모니터링 도구(툴)를 이용해 시장 참여자들이 현재 상황을 잘 이해하도록 구체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다만 권 실장은 “과거와 비교 했을 때 경기가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도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주택경기 침체에서도 업체별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판단 근거 중 하나는 보고서가 제시한 ‘미입주 리스크 모니터링 대상 지역’의 입주물량 비중이다. 한신평은 △주택도시보증공사 선정 미분양관리 지역 △미분양 부담 누적 지역 △전년대비 주택가격 하락 지역의 조건을 걸어 모니터링 대상 시군구 57곳을 선정했다. 해당 기준을 적용한 결과 충남, 경북, 경기 일부 지역의 미입주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 실장은 모니터링 지역 판단 기준에 대해 “주택시장의 데이터는 다양한데, 모니터링 대상에 많은 변수를 넣을수록 효과는 없어지기 마련”이라며 “차별화를 드러내기 위해 지역별로 미분양이 많은 곳이 선정되도록 핵심 기준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줄고 해외사업 손실이 마무리되는 점도 주택경기 하락의 충격 흡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들 리스크 역시 세부 기준을 적용한 데이터를 통해 구체화했다. 권 실장은 “PF 우발채무는 분양률이 95% 이상이거나 주택이 아닌 사업장 등 실제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곳들을 제외했다”며 “해외사업도 시기, 손실, 미청구공사 등을 기준으로 현안 프로젝트를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고서 발표 후 급변한 대내외 금융환경은 건설업의 불확실성을 키울 것으로 우려했다. 류 연구원은 “최근 조정을 겪고 있는 주식시장은 과거 사례를 보면 부동산 시장의 선행 지수로도 불릴 만큼 상관관계가 높은 편”이라며 “전반적으로 경기나 경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다보니 소비심리 또한 위축되고 자산 디플레이션도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권 실장은 “국내외 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는 해도 한동안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상향 모멘텀은 취약한 상태라고 봐야할 것”이라며 “그동안 쌓은 재무 여력이나 브랜드 인지도 등을 통한 대응력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