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길을 잃고 해변에 밀려오거나 어망에 걸린 돌고래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청각 장애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고 NBC 뉴스가 2일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시월드 과학자들은 플로리다에서 카리브해에 이르기까지 이처럼 조난한 병코돌고래 중 절반 이상이 청각 장애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으며 원인은 확실치 않지만 아마도 노화와 선박 소음, 항생제 부작용 등으로 보인다고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PLoS ON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현재 돌고래들의 청각 장애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이를 일으키는 잠정적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단계에 있지만 이들이 바다가 아니라 먹이를 찾지 못하는 육지 방향으로 헤엄쳐 오는 이유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숙제라고 말했다.
돌고래들은 매우 사회성이 강한 동물로 반향정위(反響定位) 방식으로 길을 찾으며 끌끌 거리거나 웅웅거리는 소리로 서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청각 능력은 생존에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지난 2010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도 오도 가도 못하는 병코돌고래의 절반 이상, 또 이런 뱀머리돌고래 중 3분의1 이상이 청각장애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처럼 고립된 주요인이 청각장애일 가능성이 큰만큼 구조된 모든 고래목 동물들을 대상으로 청력 검사가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돌고래에 청각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은 많지만 그중 대표적인 것은 노화에 따른 것이고 수컷이 암컷보다 청력을 잃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돌고래는 날 때부터 청각 장애를 갖고 있으며 사람이 이들의 다른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투여한 약물이 원인일 경우도 있다.
이밖에도 선박 통행 같은 만성적인 소음이나 폭발 같은 강력한 단발성 소음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군함에서 사용되는 수중음파탐지기(소나)의 중간주파대 음이 고래와 돌고래의 청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도 점점 더 축적되고 있다.
연구진은 돌고래들이 일시적으로 청력을 상실했다가 회복하는 이른바 ‘록-콘서트 효과’를 겪는 것일 수 있지만 이는 소나에 반복적으로 매우 근접했을 때만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소나의 영향으로 이들이 서식지를 떠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