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프리뷰-17일)의심이 시작됐나

강종구 기자I 2003.07.17 17:01:01
[edaily 강종구기자] 16일 장 마감후 2분기 실적을 발표한 IBM은 예외적으로 긴 컨퍼런스 콜을 가졌다. IBM은 이날 매출과 순이익이 10% 가량 늘어났다고 발표해 월가의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장 마감후 주가는 내렸다. 애널리스트와 회사는 2분기 실적결과를 놓고 긴 대화를 가졌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으나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골드만삭스는 IBM의 2분기 매출액이 예상만큼 늘기는 했지만 이중 상당부분은 달러약세의 수혜를 받은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사운드뷰테크놀로지의 애널리스트 존 존스는 서비스부문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 전체적인 매출목표는 달성했지만 다른 부문의 실적은 예상보다 나빴다고 꼬집었다. IBM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존 조이스는 "1분기와 마찬가지로 2분기는 업황이 나빴음에도 좋은 실적을 달성했고 특히 핵심영업이 호조를 보였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실적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힌트를 주지는 않았다. IBM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5% 가량 하락했고 애널리스트들은 별로 이상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헤지펀드인 EGM캐피털의 마이클 마호니 상무는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매출액 성장률은 10%가 아닌 3%에 그쳤다"며 "매우 나쁜 수준은 아니지만 주가를 한 단계 끌어올리거나 크게 떨어뜨릴만한 요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장애물을 만난 듯 주춤하고 있는 분위기다. 전날 반도체업종의 맹주 인텔의 실적호전이 발표됐지만 소위 "인텔효과"는 없었다. JP모건체이스나 뱅크원 등 은행주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AMD 등 기술업체들도 순익이 늘어나거나 손실을 줄였지만 투자자들은 시큰둥했다. "이미 다 알고 있으니 주식을 더 사도 되겠다고 확신할만한 무언가를 내놔라"는 식이었지만 아쉽게도 그럴만한 재료는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까지 주식을 추격매수 한 것이 잘한 일인지 의심할 만한 단서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예상대로 0.2% 상승했지만 핵심물가지수는 변함이 없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경고한 "디플레이션 위험"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한 뉴스였다. 미국 2위 자동차회사 포드는 2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3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는 미국 경제가 아직 더블딥 위험을 완전히 극복한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기술적 분석으로도 나스닥지수나 다우존스지수는 찜찜한 모양이다. 급등세로 출발한 지수가 장중 크게 하락하면서 커다란 음봉을 만들었다. 매물대를 극복하지 못하고 고점에서 머물던 중 나타나는 긴 음봉은 하락반전의 신호로 해석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 가운데 17일 기술주의 상징인 시가총액 1위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분기실적을 발표하고 투자자들의 심판대에 선다. 실적발표가 장 마감후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규장에서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모든 투자자들의 눈이 MS에 쏠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주당순이익이 지난해 동기 21센트에서 올해는 24센트로 늘어나고 매출은 지난해 79억달러로 전년 동기 73억달러보다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향후 낙관적인 실적전망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말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서밋어낼리틱파트너스의 투자전략가 리차드 윌리엄즈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보안소프트웨어 선두업체인 네트워크어소씨에이츠가 3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한 것을 보면 이러한 우려가 단지 기우일 것 같지만은 않다. 더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무리하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은 마이크로소프트말고도 1위 자동차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이 개장전 분기실적을 발표하지만 지난해 동기의 절반이하인 주당 1.19달러의 순익을 내는데 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알트리아 페어차일드반도체 등도 실적이 악화됐을 것으로 보이며 델타에어라인이나 컨티넨털에어라인 등 항공주들도 실망스런 실적발표가 예상된다. 반면 할인증권사인 찰스스왑이 주당 9센트로 지난해 동기 7센트보다 나아진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주 목요일 발표되는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도 관심을 끈다. 실업률 등 노동시장의 동향은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가장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경제지표라 시장에서도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보다 1만4000건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40만건을 상회할 것이 확실시된다. 6월 신규주택착공과 신축허가건수도 이날 나온다. 착공건수는 소폭 늘어난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허가건수는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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