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국민주택 합병관련 금융노조 기자회견문]
[10만 금융노동자는 이 정권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국민-주택 합병계약 과정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현정권이 입이 닳도록 이야기 해온 시장원리나 국민경제 발전에 대한 진지한 고민 흔적이 아니었다. 맹목적 충성파인 이근영 금감위원장과 권력 앞에 머리를 조아린 두 은행장의 더러운 야합만 있었을 뿐이다.
10만 금융노동자의 결사체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청와대 보고용으로 전락한 국민-주택은행 합병계약이 원천적으로 잘못됐으며 더러운 야합의 산물인 만큼 무효임을 선언하고 이의 철회와 합병무산을 위해 조직역량을 총동원하여 총력 투쟁해 나갈 것을 밝힌다.
첫째, 노골적으로 합병계약을 종용한 이근영 금감위원장의 행위는 “강제합병은 없다”는 노정합의를 정면으로 위배했을 뿐만 아니라 총리훈령 408호 『금융기관의 책임경영과 금융행정의 투명성 보장에 관한 규정』을 어긴 것으로써 정부측에 문책을 요구하며 금감위원장 퇴진관철을 위해 금감원 노조 및 민주노총 산하 사무금융노련 등과 연대하여 1차로 1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한다.
※ 총리훈령 위배 내용
제3조 1항 : 금융감독기관은 금융기관의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된다.
둘째, 합병을 배후에서 조종한 골드만 삭스와 ING베어링 측에 항의단을 파견, 합병부당성을 지적하고 끝까지 투쟁할 것을 똑똑히 확인시켜 줄 것이다.
두 은행의 합병은 외국자본에 넘어간 독점적 지위에 서게 될 거대은행 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국민경제 파탄으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금융노조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합병계약 승인을 위한 이사회 및 주주총회 그리고 합병계약식 자체를 무산시킬 것이며, 2만 국민·주택은행지부 조합원에게 불복종투쟁 지침을 내릴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정부의 개입이 없었다면 두 은행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갈등구조로 인해 합병계약은 무산되는 것이 지극히 당연했다. 정부가 노골적으로 개입한 이상 노조도 더 이상 실력행사를 주저할 이유가 없다. 계획된 불복종 투쟁 지침에는 합병과 관련한 업무 전면거부와 자신의 영달만을 추구한 두 은행장과 합병추진 세력들 그리고 합추위에 대한 항의 전화하기 등이 있다.
넷째, 국민-주택합병과 마찬가지로 외국자본을 맹신하는 정권의 희생양이 돼버린 대우자동차 동지들과 함께 하는 연대투쟁을 적극적으로 조직해 나갈 것이다. 4월10일 발생한 경찰공권력의 간악 무도한 폭력은 전체노동자에게 전율하는 충격을 던져주었으며 업종과 지역 그리고 칼라의 차이를 뛰어넘은 전산업적, 전국적인 연대투쟁의 필요성을 일깨워주었다.
다섯째, 합병계약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정부의 개입은 지난해 7월 체결된 “강제합병은 없다”는 노정합의를 위배한 것이 명백하므로 정부측에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금융노조 10만조합원을 상징하는 뜻에서 일천만원 위자료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이다.
또한 지난해 7월 노정합의 당시 정부는 러시아 경협차관 등 은행에 지급해야할 법적 책임이 있는 부분은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을 약속한 바 있으나 지금껏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는
식언을 밥먹듯이 해온 정부의 단면이기도 하지만 은행장들의 업무해태로 해석할 수 있다. 제일은행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 전에 러시아경협차관을 상환했던 정부에 대해 은행장들은 능동적으로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권력 앞에 무기력하기만 하다. 금융노조는 각 은행장들을 상대로 대표이사로써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해태한 책임을 묻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다.
※ 7/11 노정합의 내용
정부가 은행에 지급해야 할 법적 책임이 있는 부분(수출보험공사 보증, 러시아 경협차관 등)은 조속한 시일내 명확한 처리방침을 결정할 것임.
금융산업노동조합은 합병계약에서 보여지듯이 국민-주택합병은 부도덕한 정권이 저지른 잘못된 정책의 결정판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국민-주택은행 합병을 금융구조조정 성과물로 인식하고 있는 정권의 지적 수준이 지극히 의심스러울 뿐이다.
두 은행 합병에 대해 진정으로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면 금융노조가 오래 전부터 제기해온 합병 당위성 등에 대한 공개토론 요구에 대해 두 은행 경영진, 합추위 또는 정부당국은 침묵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공개된 장소에 떳떳하게 나와서 자신들의 주장을 펼쳐야 옳다.
금융노조는 잘못된 합병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정부의 무모함을 일깨워 줄 투쟁을 조직할 것이다. 금융노조는 12월 파업 당시 2만여명의 국민/주택조합원들의 강고한 모습을 10금융노동자 전체 모습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투쟁의 시기를 5월말 6월초로 집중하여 전체노동자의 투쟁과 접목할 것이다.
금융노동자가 가진 “분노의 끝”을 확인하려는 부도덕한 정권에 맞서 넥타이가 등을 돌리면 정권이 몰락한다는 87년 항쟁과 96년 총파업투쟁의 진리를 다시 불러일으킨다는 각오로 가열차게 투쟁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