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경제 성장기부터 기간 산업인 철강, 석유화학 산업 요충지로서 역할을 해온 두 도시는 최근 수년째 관광·마이스로 영역을 확장하며 중화학 공업 도시에서 서비스 산업 도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각각 경북과 전남 도내 최대 산업 도시, 지역에 항만, 공항, 철도 등 전국을 잇는 기본 교통망, 공업도시지만 동해와 남해가 접해 풍부한 관광 자원을 보유한 해양 도시라는 점도 닮은 꼴이다.
이데일리 더 벨트(The BeLT)가 서울, 부산, 인천 등 높은 인지도, 넉넉한 재정과 인프라를 갖춘 대도시 틈바구니에서 ‘언더독의 반란’을 준비하고 있는 두 신흥 마이스 도시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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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 도시 인지도와 숙박 인프라는 여수가 포항보다 우위에 있다. 특히 숙박 인프라는 3성급 이상 호텔·리조트를 총 12개(객실 2558실) 보유한 여수가 3성급 호텔 단 1개(140실)만 보유한 포항을 크게 앞선다.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시작한 포항은 최근 환여동 환호공원, 항구동 공영주차장 부지에서 객실 200실 규모 4~5성급 특급호텔 건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여수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에 이은 2014년 중국 암웨이 소속 1만 5000명 포상관광단 방문이 마이스 도시로 이름을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지금도 연평균 1300건 내외에 달하는 유치 실적의 대부분을 기업체 주최의 회의와 포상관광, 학·협회가 주최하는 학술대회로 채우고 있다. 2023년엔 역대 최대인 1356건 행사와 단체를 유치한 데 이어 지난해엔 역대 가장 많은 42만 명 마이스 방문객을 유치하는 실적도 올렸다.
주로 외부 행사와 단체 유치 위주인 여수와 달리 포항은 지역에 기반을 둔 ‘안방 행사’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2013년부터 매년 여는 철강산업대전, 2018년 호텔 행사로 시작해 5년 만에 국제행사로 확대된 아트페어 등이 대표적이다. 제약, 바이오, 헬스, 로봇, 푸드테크, 배터리 등 매년 정기 개최하는 국제 콘퍼런스·포럼도 여럿이다. 연간 이들 안방 행사 지원에 들이는 시 예산만 약 30억원에 달한다. 웬만한 광역지자체 한해 마이스 예산과 맞먹는 규모다. 다음 달 14일과 15일엔 한동대와 신규 개발한 ‘세계녹색성장포럼’ 첫 개최도 앞두고 있다.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은 포항이 한발 앞선 상태다. 전시주최사(PEO), 컨벤션기획사(PCO) 등 관련 업계는 도시 규모와 특성 등을 고려할 때 두 지역에 비슷한 규모의 중소형 센터가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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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는 센터 건립을 덕충동 여수항 인근 여수세계박람회장 일대 개발과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 2012년 박람회 이후 불어난 시설 운영 적자로 방치되다시피 했던 여수세계박람회장은 2023년 소유·운영주체가 여수광양항만공사로 바뀌면서 사후활용을 위한 개발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전남 1호’ 타이틀을 달게 될 센터는 80만㎡ 박람회장 종합개발 방향과 콘셉트 설정이 연내 마무리되고 기본설계와 투자심사 등 행정 절차만 원활히 진행된다면 2029년 전후로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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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지역 모두 센터 위치가 바다 조망이 가능한 해안가라는 점은 가장 큰 차별화 요소이자 장점으로 손꼽힌다. 포항은 동해 영일만 바다로 이어지는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여수는 여수항 앞 남해가 펼쳐지는 곳에 각각 센터가 들어선다. 센터에서 차로 15~20분 거리에 국제 여객터미널 기능을 갖춘 포항 영일만항, 여수 엑스포항이 있어 크루즈선을 연계한 단체 유치와 행사 개최도 가능하다.
접근성은 두 도시가 막상막하의 경쟁력을 갖췄다. 두 지역 모두 센터를 기준으로 고속버스터미널은 10분, 공항까지는 3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센터 건립 예정지인 박람회장이 KTX 엑스포역과 바로 연결되는 여수는 서울북부역에 들어설 센터와 함께 철도 접근성이 뛰어난 센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POEX는 강릉을 잇는 ITX-마음, 서울과 수서를 약 2시간 반 만에 주파하는 KTX, SRT가 운행하는 포항역까지 차로 15분 내외면 닿을 수 있다.
기존 센터들과의 경쟁은 포항이 여수보다 더 치열한 상황에 놓여 있다. 대구와 부산, 울산, 경주, 안동 등 반경 100㎞ 안에 이미 다양한 규모의 센터들이 운영되고 있어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여수는 130㎞ 이상 떨어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제외하고 인근 지역에 아직 센터가 없어 운영 경쟁에 대한 우려는 낮은 편이다.
하홍국 한국마이스협회 사무총장은 “포항은 지역 내 산업 기반이 탄탄하고, 여수는 휴양·관광 도시 이미지가 강하다”고 평가한 뒤 “포항은 B2B 전시컨벤션 행사, 여수는 학술대회, 산업 콘퍼런스와 중소 규모 전시·박람회를 동시에 여는 ‘컨펙스’(ConfEx) 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