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 내릴 줄 알았는데…올해도 긴축
하지만 1분기를 지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연준은 긴축 완화는커녕 금리 추가 인상에 나섰다. 지난 2월 4.75%였던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 7월 5.5%까지 인상됐다.
예상치 못한 연준의 행보에 시장 분위기는 급격히 반전됐다. 지난달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나마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동결하면서 사실상 올해 금리 인상 행보를 마무리 지었지만 가파르게 오른 금리가 다시 내려오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이다.
◇ 고금리 장기화 속 ‘버텨야 산다’
다만 올해 한은의 목표치인 1.4%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이다. 한은은 지난 2분기 성장률 잠정치를 발표하면서 올해 3, 4분기 성장률이 각각 0.7% 수준을 기록해야 목표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봤다.
미국 경기는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에게 밀접도가 더 높은 중국 경제가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 역시 불안요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1%로 상향 조정했지만, 중국은 5.2%에서 5.0%로 낮췄다.
기업 실적 전망 역시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제시한 상장사 222곳의 올해 4분기 매출 전망치는 611조9684억원, 영업이익 예상치는 38조5763억원이다. 3개월 전 전망치보다 매출은 2.5% 감소했고, 영업이익 전망치는 8.4% 줄었다. 순이익 역시 3개월 전 29조62억원에서 28조2721억원으로 2.5% 낮아졌다.
◇ 신용등급 하향 더 가파르게 나타날 것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신용등급 상향기조는 올 들어서 급격하게 반전됐다. 34회 SRE에서 등급상하향배율(3사 단순평균)은 지난해 9월 말 2.13배에서 지난 9월 말 0.53배로 낮아졌다. 등급상하향배율이 1배를 밑돈다는 것은 신용등급이 올라간 회사보다 내려간 회사가 더 많았다는 뜻이다.
지난 33회 SRE에서 ‘금리 인상 영향이 신용등급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다고 보는지’에 대한 5점 척도 질문에 응답자 203명이 2.59점을 줬던 것과 일맥상통한 것이다. 당시 ‘하향 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78명(38.4%)로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했다.
SRE자문위원은 “신용등급 조정은 경기에 비해 후행적인 지표”라면서 “ 지금 이 시점보다는 내년이나 후년에 경기가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는 상황을 맞이할 가능성을 남겨둔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이 신용등급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는지’를 묻는 5점 척도 질문은 2.79점으로 집계되면서 신용등급 조정이 추가로 더 일어나야 한다고 보는 시선이 우세함을 보여줬다. ‘금리 인상에 따른 어음부도율 상승 또는 금융기관 연체율 등이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3.93점으로 상당히 높은 점수로 집계돼 시장에 고금리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있음을 나타냈다.
SRE자문위원은 “지금 당장은 실적에 꽂혀서 신용등급을 하향할 것은 아니라고 보는 분위기”라면서 “하지만 앞으로 가는 방향은 하향 쪽이 아닐까하는 공포감과 불안감이 설문에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자문위원 역시 “실질적인 기업 부도·실적 악화 등이 이미 신용등급 하향으로 반영돼 있다”면서 “큰 고비는 이미 지나갔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4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