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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의회에서는 농업 관련 주제를 두고 여야 의원들 사이 논쟁이 일어났는데, 주의회 의장이 의원들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호소하자 쿠마르가 이 상황을 성폭행에 빗댄 것이다.
그의 발언에 의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현장 의원들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에 이를 본 시민과 여성 의원들은 공분을 표했다.
인도국민회의 소속 여성 의원 루파칼라는 “성폭력을 당한 여성은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린다”라며 성폭력을 다른 상황에 비유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의회 대변인 란디프 수르예왈라도 “카르나타카 주의회 의장과 하원의원이 매우 불쾌한 농담을 주고받은 것을 비판한다”라며 “그러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질타했다.
이날 의회 상황을 중계 화면으로 시청했던 인도 시민들 역시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당신의 어머니, 누이, 딸에게 꼭 똑같이 조언하라”, “쿠마르는 물론 그 말에 웃은 사람들도 모두 범죄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격분했다.
논란이 일자 쿠마르는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오늘 의회에서 ‘성폭행’과 관련해 경솔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 의도는 흉악한 범죄를 경시하거나 가볍게 여기려는 것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한 말이었다”라며 “앞으로는 말을 신중하게 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쿠마르는 이날 의회에서도 물의를 빚은 해당 발언에 대해 “여성들을 모욕한 의도가 아니었다”라며 “피해를 입으신 분들, 특히 여성들에게 내 발언이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라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쿠마르의 성폭력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19년에도 자신에 대한 부패 혐의에 대해 항변하면서 스스로를 성폭행 피해 생존자에 비유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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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에는 인도의 16세 소녀가 수개월에 걸쳐 수백 명의 남성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당시 피해 소녀는 400명의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는데 가해 남성 중에는 경찰관도 2명 있었다.
이 밖에도 지난 8월 델리에서는 9세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된 사건이 보고됐고, 지난 9월 마하라슈트라주에서는 15세 소녀가 33명의 남성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