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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22년 3월 차기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을 노리는 여권 입장에서 유력 차기 주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한마디로 다다익선(多多益善)이다. 다만 기대주였던 김부겸·김영춘 전 장관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정치적 존재감이 다소 희미해졌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차기 잠룡으로 분류되지만 현직 총리라는 신분 탓에 정치적 행보에 제약이 큰 편이다. 이 때문에 친노·친문진영의 적자인 김경수 지사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다만 김 지사의 가세로 빅3 경쟁구도가 만들어지면 국민적 주목도를 높이면서 흥행구도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금상첨화(錦上添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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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까지 남은 기간은 대략 1년 5개월이다. 21대 첫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는 연말연초 또는 내년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전후로 제3의 주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여권 차기구도는 이른바 ‘이낙연 vs 이재명’이라는 양이(兩李) 구도가 사실상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변수는 없지 않다. 최대 관심은 김 지사의 차기 레이스 참전 여부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김 지사가 차기 대권도전을 선언할 경우 여권의 차기 지형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친문 주류의 정권재창출을 물론 50대 중반의 젊은 나이를 고려할 때 세대교체의 의미도 적지 않다. 물론 김 지사 측은 차기 대권 도전과 관련해서는 극도로 언급을 꺼리고 있다. 차기 지지율 역시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밑바닥수준이다.
전제는 오는 11월 초로 예상되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재판 결과다. 김 지사가 만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는다면 정치적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김 지사의 차기도전은 보다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과거 이 지사가 사법족쇄를 풀고난 뒤 차기 지지율이 급상승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김 지사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 지지율이 껑충 뛴다면 김 지사는 ‘이낙연 vs 이재명’이라는 양강구도를 단숨에 뒤흔들면서 다크호스로 부상하게 된다.
친노·친문진영의 좌장으로 평가받는 이해찬 전 대표의 전망도 의미심장하다. 이 전 대표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 지사의 차기 도전 가능성과 관련, “대선 때 55세면 어리지도 않다. 이재명 경기지사하고 별 차이도 안 난다”며 “일단 재판 결과를 봐야 한다. 만약 살아 돌아온다면 지켜봐야 할 주자는 맞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