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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고가 매입 비난 받던 한은, 금값 고공행진에 웃는다

원다연 기자I 2020.07.30 07:00:00

2011~2013년 90톤 매입..현재 104.4톤 유지
온스당 1000달러까지 떨어지자 '고가매입' 비판
"무수익에 유동성도 낮아…추가매입엔 신중"

골드바. (사진=로이터)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국내외 금값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최근 한국은행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은은 지난 2011~2013년 외환보유자산 다각화를 위해 금 90톤을 사들였으나 지나치게 높은 값에 사들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9일 한은에 따르면 현재 금 보유량은 104.4톤으로 지난 2014년 이후 변동이 없는 상태다. 세계금협회(WGC) 기준 한은의 금 보유규모는 전세계 35위에 머물고 있다.

한은은 앞서 김중수 총재 시절인 2011~2013년 사이 금 90톤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국회에서 전체 외환보유액 대비 금 보유액 비중이 지나치게 낮다면서 외환보유 자산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지난 2010년까지 한은의 금 보유 규모는 14.4톤에 불과했으나, 2011년부터 3년간 매년 40톤, 30톤, 20톤을 사들이면서 104.4톤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후 금값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고가 매입’ 지적이 일었다. 2011년 9월 1900달러대까지 올랐던 국제 금값은 하락세를 지속해 2015년 말에는 1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은은 매년 금의 보유 규모와 매입 단가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3년간 이뤄진 매입 규모와 외환보유액으로 추정해보면 평균 매입 단가는 온스당 1624달러 정도다.

이런 가운데 올들어 국제 금값이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서면서 한은은 이같은 비난에서 다소 자유로워졌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8월물 선물 가격은 온스당 1944.6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은의 3년간 평균 매입 단가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2011~2013년 당시에는 외환보유액이 3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외환보유액이 계속해 증가하는 추세에서 외환보유 자산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금을 매입했던 것”이라며 “금은 무수익 자산이자 유동성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지난 2013년 이후 7년째 금을 매입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추가 매입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상황에서 나타났듯 외환보유액을 유동성 대응에 활용할 필요가 있는 입장에서 금의 추가 매입은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금 보유액 추이. (보유액은 매입 당시 금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추가 매입이 없는 경우 변동이 나타나지 않는다)(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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