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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시장이 급등 하루만에 다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뉴욕증시 상승과 자산운용 공룡인 피델리티의 기관투자가 암호화폐 트레이딩 서비스 진출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저항선을 염두에 둔 차익매물도 줄을 잇고 있다.
11월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1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1.6% 가까이 올라 480만원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도 비트코인은 1% 오른 428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리플과 이더리움은 2% 하락 중이고 스텔라루멘과 트론, 제트캐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일단 1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있는 4290달러가 1차적인 저항선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추가 상승할 경우 5000달러가 강력한 저항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격대에서의 차익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알트코인 중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제트캐시는 상장 호재가 나왔다. 이날 미국을 대표하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전문 트레이더를 대상으로 하는 매매 플랫폼인 ‘코인베이스 프로’에 제트캐시를 상장하기로 했다. 송금자와 수신자의 거래 내역에 대한 익명성을 완벽히 보호해주는 제트캐시는 장중 한때 15%까지 급등하며 9일만에 최고치인 99달러까지 올랐다.
자산운용은 물론 투자자문 등 포괄적인 투자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룡업체 피델리티가 기관투자가를 위한 암호화폐 수탁(custody) 서비스에 이어 이번에는 기관들이 직접 대형 암호화폐를 사고 팔 수 있는 트레이딩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72년 역사를 가진 피델리티가 암호화폐 수탁사업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인 피델리티 디지털에셋서비스를 맡은 톰 제솝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블록FS’ 컨퍼런스에서 이같은 신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제솝 CEO는 “총 1만3000여곳에 이르는 우리 기관 고객들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대형 코인에 관심을 가지고 잇다”며 “이들 기관투자가들이 우리를 통해 시가총액 상위 4~5개 정도의 코인을 주문해서 사고 팔려는 수요가 있는 만큼 기관용 매매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델리티는 지난달 자회사를 설립해 암호화폐 수탁과 투자집행 업무를 기관투자가들에게 제공하기로 한 바 있다. 기관 수탁서비스는 암호화 자산을 콜드 스토리지에 안전하게 저장, 보관해주고 기관들이 자산운용 보고를 수월하게 하도록 하기 위한 서비스다. 그동안 헤지펀드나 벤처캐피털, 자산운용사 등은 암호화폐에 투자하고자 해도 이같은 포트폴리오 관리에 어려움을 느껴 참여를 꺼려왔다. 이같은 서비스가 본격 확산되면 기관의 시장 참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피델리티는 현재 7조200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고객자산을 운용하고 있고 고객수만 해도 2700만명에 이르고 있다. 한 해 기술분야 투자도 25억달러에 이른다. 제솝 CEO는 “일단 5~7개 정도 코인을 우선적으로 트레이딩한 뒤 나머지 코인으로도 확대할 것인지를 검토할 것”이라며 “또 증권형 토큰이나 증권에 준하는 형태의 토큰들이 늘어날 경우 이 분야를 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받는 미국내 최초의 주(州)정부가 된 미국 오하이오주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오하이오주는 지난 26일부터 법인세를 내는 기업들이 법정화폐 대신에 비트코인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미국내에서 최초로 도입했다. 암호화폐를 이용해 법인세를 납부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오하이오 크립토닷컴’이라는 사이트에서 등록한 뒤 암호화폐 지급결제 서비스인 비트페이(Bitpay)를 이용해 세금을 납부할 수 있다. 비트페이를 통해 비트코인을 달러로 환전히 주정부에 달러로 송금해주는 식이다. 이를 이용할 경우 기업들은 실질 세금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신용카드를 이용한 세금 납부는 2.5% 수수료가 있는 반면 비트코인으로 지불할 경우 수수료가 1%에 불과하다.
이를 주도한 조시 맨델 오하이오주 재무장관은 이날 ‘컨센서스 인베스트 컨퍼런스’에 참석차 뉴욕을 방문해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를 이용한 법인세 납부는 납세자들의 편의를 높여줄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테크 스타트업에 문호를 개방한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이를 통해 오하이오주가 미국은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도 블록체인 기술 분야에서 선두가 될 수 있는 기치를 올렸다”고 밝혔다. 특히 “오하이오주는 모든 분야의 블록체인 기업들을 환영하며 그들을 위해 레드 카펫을 깔아주고 싶다”며 “이를 통해 단순히 암호화폐 분야 뿐 아니라 블록체인을 이용한 다양한 실제 사용 사례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