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조성진(사진) 부회장이 이끄는 LG전자(066570)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 매출 60조원 시대를 연데 이어, 올해 1분기 매출 15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1분기 역대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8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돼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이어졌던 수익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전환이 예상된다. 얼마 전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돼 LG전자를 3년 더 이끌게 된 조 부회장은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해, 이르면 연내 흑자전환도 기대된다.
LG전자의 1분기 실적은 생활 가전 사업을 맡은 H&A사업본부가 이끌고 있다. 특히 생활 가전은 ‘미스터 세탁기’기로 불리는 조 부회장이 맡아 세계 1위의 신화를 이룬 분야다. 그가 주도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세탁기의 핵심 심장 격인 ‘인버터 DD(다이렉트 드라이브·Direct Drive)모터’는 첫 생산 20년만인 이달 누적 생산 7000만 대를 넘어섰다. 또 미세먼지 여파로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저온제습 방식의 트롬 건조기는 올 들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량의 판매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H&A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 5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 이상이 예상되고 있다.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TV시장 선점에 나선 HE사업본부도 1분기 4조원 중반대 매출과 5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들어 기존 올레드 TV에 인공지능(AI)을 더한 신제품 ‘LG 올레드 TV AI ThinQ’를 선보이며 제품 스스로 최적의 화질까지 맞추는 신개념 제품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2500달러 이상 전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 확대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엔 성수기 마케팅 비용 발생 등으로 다소 부진했던 생활 가전 부분이 올 1분기엔 완전히 회복할 전망”이라며 “HE사업본부도 프리미엄 TV 판매 증가와 함께 실적 호조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자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MC(모바일)사업본부와 VC(자동차 전장)사업본부는 1분기에도 흑자전환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VC사업본부는 BMW와 벤츠 등 최고급 차량의 전장 부품 수주가 이뤄지며, 이르면 올 4분기께 흑자전환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VC사업본부는 매출도 1분기 8000억원대 후반을 기록한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3분기께에는 1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차기 전략 스마트폰인 ‘G7’을 오는 5월께 출시할 예정인 MC사업본부는 1분기 신규 플래그십 모델이 부재한 상황에서 적자 축소 정도를 목표로 삼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1분기 역시 적자가 이어져 12분기 연속 적자를 피하긴 어려워보인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MC사업본부는 올해도 성장보다는 수익성 회복과 중가 제품 매출 확대 등 사업 효율화가 중점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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