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방침을 분명히 밝히면서 TPP 수혜주로 꼽혔던 의류업종에 대한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우선 관망세를 유지하되 박스권에서 트레이딩할 것을 조언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23일 “베트남 현지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의류·섬유기업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관련 기업으로 한세실업(105630)과 영원무역(111770), 신원(009270), 일신방직(003200), 경방(000050), 방림(003610) 등이 있다”고 말했다.
우선 의류 OEM, 방직업체들은 투자 기조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년간 TPP 발표 기대감으로 이들 업체들은 베트남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진행해왔는데 최대 수요처로 꼽히는 미국이 TPP에서 탈퇴할 경우 투자 기조도 기존과 방향성을 달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그러나 TPP 무산으로 인한 손해보다는 전방수요 부진이 더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박 연구원은 “의류 OEM 기업에는 부정적일 수 있지만 TPP 무산 가능성은 연초부터 열어두고 있던 부분이라 새로운 이슈는 아니고 단·중기 실적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여전히 베트남의 월 최저임금은 최소 107달러로 중국과 태국, 인도네시아보다 현저시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보다는 전방산업 부진에 대해서 더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OEM업종은 본업의 실적 추세를 확인하기 전까지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고 내년 1월말 바이어들의 재고 상황을 보고 다시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봤다. 그는 “한세실업 목표주가 2만5000원, 영원무역 4만5000원을 유지하며 당분간 관망하는 편이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