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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따라 모델하우스 안에 들어서니 방문객 4~5명 중 1명꼴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내부를 둘러보고 있었다. 동네 주민이라는 송미자(여·49)씨는 마스크로 입 주위를 가린 채 “사람들이 손대는 건 가급적 피하고 최대한 눈으로만 구경하고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 분양 업무를 맡은 남길우 여명D&C 개발사업본부 이사는 “메르스 때문에 걱정하긴 했지만, 분양 시기를 미루면 7월 휴가 시즌이어서 일정대로 모델하우스를 오픈했다”며 “선착순 방문자에게 주는 라면, 쌀 등 선물을 평소보다 많이 준비했더니 내방객이 크게 줄지는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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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사는 이모(여·30)씨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신청했는데 오늘이 발표일이어서 하는 수 없이 모델하우스를 찾았다”고 귀띔했다. 위례현대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가 없진 알겠지만, 워낙 관심이 많은 곳이니 주말에는 방문객이 좀 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날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에서 개관한 ‘안양 한양수자인 에듀파크’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입구에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방문객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줬다. 안에 들어서니 모델하우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을 찾기 어려웠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김순영(여·30)씨는 “사람 몰리는 곳은 어디든 위험하지 않겠느냐”며 “아이는 집에 두고 인파가 몰리는 주말을 피해 아파트를 보러왔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분양 마케팅을 맡은 강상호 화성 대표는 “사람들이 모델하우스 현장 방문을 꺼릴 것에 대비해 관심 고객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 전문 상담 인력을 크게 늘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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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대표 재건축 추진 단지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아파트 일대는 이날 오전부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전날 서울시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삼성서울병원 의사 박모(38)씨가 지난달 30일 이 아파트 재건축 사업시행계획 수립을 위한 조합원 총회에 참석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날 총회 참석자는 총 1565명으로, 서울시는 이들에게 자가 격리를 요청한 상태다.
C공인 관계자는 “휴업을 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매일 잔금 처리를 해야 해 마스크를 쓰고 일하기로 했다”며 “근거 없는 공포감이 부동산 경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