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11월 10일 09시 27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우리나라의 은행산업 위험이 낮아졌다며 관련 등급을 높였다.
S&P는 10일 "한국에 대한 은행산업국가리스크평가(BICRA·Banking Industry Country Risk Assessments)결과, 한국의 BICRA 등급을 기존 4등급에서 3등급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S&P는 "한국 은행권이 안정적인 경쟁구도를 보이고 있고, 시장 왜곡이 제한적인 여건하에서 보통 수준(moderate)의 리스크성향(risk appetite)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BICRA는 글로벌 은행시스템의 평가와 비교분석을 위해 도입된 평가방식이다. 국가별로 은행시스템 리스크가 가장 낮은 경우 1등급을, 가장 높으면 10등급을 받게 된다. 이번에 한국은 3번째로 높은 3등급을 받았다. 우리와 같은 3등급 그룹에는 미국, 뉴질랜드 및 영국 등이 포함됐다.
S&P는 "한국은 특정 산업 또는 시장에 의존하지 않는 다각화된 경제 구조를 갖고 있고 최근의 금융위기 기간 동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수출업체의 우수한 실적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견고한 경제 성장을 보였다"고 총평했다. 그러나 앞으로 수출 성장률은 선진국의 수요 둔화로 인해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국내 내수 둔화로 이어져 가계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S&P는 한국의 경제리스크 등급은 기존 4’등급을 유지했고 산업리스크 점수는 ‘3’등급을 부여했다.
한국의 경제리스크 평점이 4등급으로 유지된데 대해 S&P는 "한국의 경제 회복능력 (economic resilience)은 중간 위험 (intermediate risk) ▲경제적 불균형 (economic imbalances)은 낮은 위험(low risk) ▲경제 내 신용리스크 (credit risk in the economy)는 높은 위험(high risk)으로 각각 평가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가격이 2006-2007년 비교적 강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08년부터 상승세가 둔화된 점도 평가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민간부문의 높은 부채는 요주의 대상으로 지적됐다. S&P는 "한국의 기업과 가계 부문 모두 높은 수준의 부채를 안고 있다"며 "특히 가계 부채는 최근 경제 위기 기간에도 꾸준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하면 앞으로 이자율이 빠르게 오르면 한국 은행 시스템 내 자산 건전성을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감독당국의 업무 이행 능력과 관련해서는 다소 상반된 평가가 공존했다. S&P는 "한국의 금융감독 기능이 두 차례의 위기(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및 2003-2004년 신용카드사태)를 겪으면서 개선됐지만, 부동산 PF 대출과 상호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은행권의 단기 외화 부채 의존도를 감소시킨 점은 성공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