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한국에 대해 삐딱한 시선을 유지해 왔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례적으로 한국이 더이상 패배자가 아니라고 추켜세워 눈길을 끈다.
FT는 25일자 신문에 실린 "한국은 더이상 패배자가 아니다(South Korea is no longer the underdog)"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최근 껄끄러운 대미 관계와 도요타 리콜 파문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일본과 비교하며 한국의 위상을 재조명했다.
먼저 지난 24일 열린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에서 과거 식민지 적대국이었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에 비해 김연아가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을 현재 한국과 일본의 상황에 비유했다.
FT는 "한국은 인구가 12배에 달하는 인도와 경제 규모가 비슷하며 수출 역시 영국보다 많다"며 "지난 해에는 삼성이 휴렛팩커드의 매출을 따라잡았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국가들과 달리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며 금융위기를 잘 거쳤다면서, 올해 4.7%의 성장이 기대되는데다 재정적자도 국내총생산(GDP)의 2%에 불과해 `케인지언식` 부양 시기에도 검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많은 경제학자들이 한국의 은행 위기를 걱정했지만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며 한국은 자본확충자금 지원과 통화스왑 등을 통해 신속하게 대응했고 고용과 친환경에 집중한 부양책도 적절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최근 대규모 원전수주와 수출 호조, 그리고 도요타 리콜 사태와 대조를 보이고 있는 현대자동차(005380)의 선전을 예로 제시했고, 미국과 일본의 외교 관계가 껄끄러워진 반면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이 되면서 미국의 새로운 `베스트 프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과 같은 재벌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점과 함께 경직된 고용시장과 고령화 등을 과제로 지적했다.
FT는 그동안 한국에 대한 글을 대개 비판적 시각으로 매듭지어온 것과 달리 김연아가 설사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한국이 이를 부끄러할 필요는 없다며 전에없는 호평으로 칼럼을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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