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국내 외환시장의 달러 유동성 사정이 완전히 개선되지 않아 미국 금융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이다.
18일 한국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10월 중순 이후 원화의 움직임은 미국 금융시장이 가지는 영향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 개선이 지연되고, 중소기업 전문 대출 은행인 CIT가 파산하면서 미국의 주가지수는 지난달 중순부터 약세였다. S&P500 지수는 지난달 15일 1096.56을 기록한 후 같은달 30일까지 5.51% 하락했다. 같은기간 원화가치는 달러에 대해 2.33% 떨어졌다. 이달 들어선 미국에서 기업실적 호전과 경제지표 개선 등으로 주식시장이 강세로 돌아서면서 원화도 강세로 반전했다.
한국 외환시장이 미국 주식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상관계수의 비교에서도 나타난다. 주간 단위로 원화가치 상승률과 미국 주가지수의 상승률간의 상관계수를 구해보면 2006년까지는 0.3을 넘지 않았으나 2007년부터 높아지기 시작해 2008년과 2009년에는 0.6에 근접하고 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동조현상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미국 주식시장이 경기회복을 반영해 상승할 때 한국 외환시장은 달러 유동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며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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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처럼 미국 주식시장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은 국내 외환 시장이 아직 완전히 정상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지난 13일 현재 1년 만기 통화스왑(CRS) 금리는 1.4%로 이자율스왑(IRS) 금리에 비해 1.98%포인트 낮다. 이같은 차이는 외환시장에서 달러 유동성 문제가 심각할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다. 외환시장에 달러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던 2007년초까지는 그 차이가 0.4%포인트 정도에 불과했다. 금융위기에 따른 파장이 심각했던 2008년 10월 중순에는 5.97%포인트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달러 유동성 사정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은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다보니 미국의 금융시장 상황에 국내 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와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한국의 금융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최소한 내년초까지도 그 영향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이코노미스트는 "새로운 대형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 금융시장은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며 "국내 외화자금 조달여건이 개선되면서 원화는 추가적으로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의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는 과정에서 아직도 차익거래 기회가 남아있는 국내 채권시장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금리도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회복이 시작된 가운데 중국 경제가 여전히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은 한국의 통화, 채권, 주식 등의 강세를 가져올 것"이라며 "원화 강세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국과 중국 시장의 수요회복이 원화강세 효과보다는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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