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중동 스포츠 전면 마비…전쟁 위기 속 리그 중단·선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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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6.03.02 10:20:34

월드컵 준비 차질·국제대회 줄줄이 연기
중동 하늘길 닫혀 글로벌 스포츠 직격탄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이란 스포츠가 사실상 마비됐다. 그 여파는 중동 전체로 퍼지는 분위기다.

이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와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부 수십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란은 전면 보복에 나섰다. 이란군은 이스라엘 본토와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향해 수백 발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인접국 상공까지 교전이 확산됐다. 중동 주요 공항이 폐쇄되고 항공 노선도 끊겼다. 해당 국가에 머물고 있는 국민들과 외국인들은 사실상 발이 묶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이 연기에 휩싸여 있다. 사진=AFPBBNews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여파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이 마비됐다. 사진=AFPBBNews
이란 정부는 40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모든 스포츠 시설을 폐쇄했다. 프로축구를 비롯한 국내 리그도 전면 중단됐다. 언제 재개될지도 미지수다. 현지에서는 “지금 이란에서 스포츠는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는 “모든 선수와 팀, 관계자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서아시아 지역 클럽 대항전 중단을 발표했다. 이란 클럽은 물론 이들과 맞붙을 예정이던 팀들의 이동이 불가능해져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동아시아 권역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하지만 대회 전체 일정은 사태가 안정을 되찾을때까지 재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올 여름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대회는 직격탄을 맞았다. 메흐디 타지 이란축구협회 회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 조국이 공격을 당한 상황에서 적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참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월드컵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에서 활약 중인 해외 선수들의 안전 문제도 현실이 됐다. 당장 이란 프로축구 메스 라프산잔FC 소속으로 활약 중인 전 국가대표 수비수 이기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기제는 공습 직후 테헤란 주이란 한국대사관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 삼성에서 8년간 활약 한 뒤 올겨울 이란으로 이적한 그는 리그 중단과 치안 불안 속에 계약 해지 후 귀국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도 잇따라 탈출을 시도했다. 에스테갈FC에서 활약한 스페인 출신 골키퍼 안토니오 아단은 마지막 비행기로 가까스로 이란을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팀에서 뛰는 스페인 출신 공격수 무니르 엘 하다디는 항공길이 막혀 육로 탈출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만 문제가 아니다. 카타르축구협회도 전쟁이 발발한 뒤 “자국 내 모든 대회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의 첫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대표팀 친선경기 일정도 보류됐다. 항공편 중단과 드론 위협이 겹치면서 대형 국제행사가 줄줄이 멈춰 섰다.

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 대회인 포뮬러원(F1)도 당장 4월 예정된 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 그랑프리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타이어 공급사 피렐리는 바레인 테스트를 취소하고 인력을 철수시켰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예정이던 글로벌 챔피언스 투어 승마 대회 역시 두바이 공항 폐쇄로 선수들이 발이 묶였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2위인 인도의 푸살라 신두는 배드민턴 최고 권위 대회 전영오픈 참가를 위해 이동하던 중 두바이 공항에 발이 묶여 대회 출전이 어려워졌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3관왕을 차지한 일본의 스키점프 영웅 니카이도 렌 역시 두바이 공항에 고립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대회에 끝내 참가하지 못했다.

국제 스포츠계는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란이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까지 보복 공격에 나섰다. 이에 일부 국가는 이란에 대한 선전포고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전쟁이 확대될 경우 중동을 무대로 한 국제대회는 연쇄 취소가 불가피하다.

전쟁이 일어나면 스포츠가 가장 먼저 멈춘다.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에서 스포츠는 기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사태가 언제 수습될지, 국제 대회 일정이 언제 정상화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지금 경기장은 비었고, 선수들은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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