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의대 정시 합격생 중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은 2022학년도 9명, 2023학년도 5명에 이어 올해 10명으로 최근 3년간 최다를 기록했다.
서울대를 비롯해 연세대(서울)·가톨릭대·울산대 등 의대 4곳의 수시·정시 전체 합격생(396명) 중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은 13.6%(54명)을 차지했다.
특히 연세대 의대의 경우 2024학년도 수시·정시 전체 합격자 123명 중 29명이 영재학교, 5명이 과학고 출신으로 이들 두 학교를 합하면 20.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는 수시·정시 전체 합격자 95명 중 15명(15.8%), 서울대는 138명 중 11명(8%), 울산대는 40명 중 3명(7.5%)이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이다.
영재학교와 과학고는 과학·수학 등의 분야에서 인재 양성이 설립 목적이지만, 이와 달리 의대 진학이 많아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2021년 4월 공동으로 제재 방안을 마련해 의약계열 진학 시 재학 중 받은 교육비·장학금을 환수하고 있다.
하지만 일단 대학에 입학한 뒤 반수·재수를 통해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제재가 불가능하다. 강득구 의원은 “고3 재학생이 아닌 재수나 반수를 통한 정시의 경우 학교 측에서도 별다른 제재를 취할 수 없다”며 “이런 점에서 영재학교와 과학고 출신의 의대 진학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종로학원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광주과학기술원(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개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을 조사한 결과 2022년 기준 268명이 중도탈락(자퇴·미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별로는 KAIST가 12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울산과기원 66명, 광주과기원 48명, 대구경북과기원 29명 순이다. 교육계는 이들 중 대부분이 반수·재수를 통해 의약계열로 진학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의원은 “최근 영재학교·과학고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할 경우 겪는 불이익이 강화되면서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으로 진학한 후 재수나 반수를 통해 의대로 가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상위권 학생들이 의대에만 쏠리는 현상을 막고 이공계 인재들을 충분히 양성하고 확보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