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구의 星별우주]달 샘플 사겠다고? NASA 속내는

강민구 기자I 2020.09.12 13:00:00

달 샘플 채취 기업 대상 구매 비용 지급 계획
표면적 이유는 우주 민간 상업화 촉진
이면에는 ''우주자원 소유권'' 선례 확보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달에서 암석이나 흙 시료를 채취한 민간 기업으로부터 이를 구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NASA는 오는 2024년까지 미국은 첫 여성 우주인과 후속 남성 우주인을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프로그램 이전까지 달의 어디서나 시료를 채취한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시료 가격을 지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짐 브리덴스타인 NASA 국장 트윗.<자료=트위터>
기업은 달의 어디에서나 50그램에서 500그램 규모의 소량의 흙과 암석 시료를 채취하고, 이에 대한 영상자료와 수집 위치 자료 등을 NASA에 제공해야 합니다. 그러면 NASA에 소유권 이전 작업을 거쳐 비용을 지급받게 됩니다. 회사는 계약 체결 시 10%, 우주선 발사 후 10%를 받게 되며 샘플 수집후 나머지 80%를 지급받게 될 전망입니다.

왜 이러한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요? NASA에 따르면 표면적인 이유는 정부예산을 활용한 우주 개발이 아닌 민간 영역에서 직접 투자와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국제 참여를 이끌어 우주상업화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우주 상업화 시장의 시장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고, 투자 환경도 불확실한 측면이 존재합니다. 그동안 우주 개발 방식도 정부예산을 활용한 투자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면 민간 투자가 절실하며, 그 가치를 우주 혁신 기업들을 중심으로 직접 보여주겠다는 것입니다. 우주 선두 기업 입장에서도 달에서 우주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하고, 달에서 심우주시스템과 운용시스템을 점검한 이후 화성을 향할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NASA가 제시한 금액이 우주 탐사에 필요한 자금 대비 부족하며, 국제 조약에서 미국을 위한 하나의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NASA가 지불을 약속한 금액은 1만 5000달러(약 1800만원)에서 2만 5000달러(약 3000만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우주 개발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익을 보장받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사실상 기술력을 이미 확보해 놓은 미국의 스페이스X 정도의 기업만이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NASA는 모든 활동이 지난 1967년 체결한 ‘외기권 우주조약’에 따라 진행한다는 입장이나 민간기업이 달에서 채취한 자원을 거래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해당 조약은 우주에 대한 평화적 이용을 전제로 국가가 우주 자원에 대해 주권 주장, 이용, 점유 등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는 반면 민간 기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NASA가 계획대로 민간기업 자원을 매입하면 우주자원에 대한 민간 기업의 소유권을 인정받고, 민간 상업화 시장을 공식화할 수 있게 됩니다. 짐 브리덴스타인 NASA 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NASA는 민간 제공업체로부터 달 토양을 매입할 계획”이라며 “우주자원 개발과 거래 규정에 대해 확실하게 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습니다.

*편집자주:우주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우주는 먼 미래가 아닌 현실이다.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민간기업들의 경쟁과 각종 우주기술 발전으로 민간우주여행시대가 열리고 있다. 관광뿐 아니라 우주 쓰레기 처리, 장례식장, 별똥별 이벤트 등 우주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들도 이어지고 있다. 외계행성에서 생명체를 찾는 인류의 노력도 계속 진화 중이다. 우주는 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극한 환경의 우주에 최적화된 첨단 우주 기술들은 필수다. 세계 각국은 광활한 우주시장 선점을 위해 열띤 각축을 벌이고 있다. 국내외 우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우주 관련 기술, 우주의 역사, 연구 동향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우주 개발의 필요성을 환기하고 우주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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