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두달 일찍 찾아온 폭염특보…주말 내내 33도 웃돌았다

박일경 기자I 2019.05.26 11:21:24

강원 영동·경북 특보유지…강릉 이틀째 열대야
경북 울진 35.6도…1971년 이래 최고치 경신
‘서울 33.2도’ 첫 폭염특보…한 달 빠른 무더위
7월말~8월초 한여름 날씨…두 달이나 앞당겨져

대구의 한낮 최고기온이 35도에 달한 24일 오후 동구 율하체육공원에서 어린이들이 분수를 맞으며 더위를 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5월의 마지막 주말 내내 전국적으로 33도 이상의 폭염이 지속됐다. 특히 지난 25일 5월 일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한 곳이 속출했다. 경북 울진은 35.6도로 1971년 이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울릉도는 30.8도로 1938년 이후 가장 무더운 날씨를 기록했다. 강원도 동해시도 33.3도에 달했다. 그 밖의 지역도 △강릉 34.3도 △속초 34.2도 △창원 31.7도 △부산 30.1도 등 올 들어 가장 높은 최고기온을 나타냈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강원 중남부 동해안(강릉·삼척)과 일부 경북(영덕·영천·포항·경주)에는 따뜻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지형 영향을 받아 낮 기온이 33도 내외로 폭염특보(주의보·경보)가 유지됐다. 기상청은 여름철인 6~8월 일 최고기온이 이틀 이상 33도가 넘을 경우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되며 일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면 폭염경보가 발령된다.

앞서 5월 마지막 주말을 앞둔 24일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일부 경기도·강원도·전남 내륙·경북 북부·일부 경남 내륙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같은 시간 부산에도 폭염특보가 확대됐다. 낮 최고기온은 △대구 34.5도 △서울 33.2도 △전주 32.4도 등이었다. 24일 서울에 발효된 폭염주의보는 2015년부터 폭염특보 적용이 5월로 확대된 뒤 두 번째로 빨랐다. 지난해의 경우 6월23일에야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것과 비교하면 한 달이나 이른 더위다.

지난해 5월에는 한 달 동안 어느 지역에서도 33도 이상을 나타낸 적이 없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미 지난 15일 광주에서 낮 기온이 최고 33.1도까지 오르면서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지난 2008년 6월1일 폭염특보가 시행된 이후 가장 빠른 폭염특보 발표다. 이전에 가장 빨랐던 폭염특보는 2016년 5월19일 경기 동북부지역, 2017년 5월19일 대구광역시 및 경상도 일부지역에 난 기록이 있는데 이를 나흘가량 앞당긴 것이다.

기온만 보면 7월 말에서 8월 초에 해당하는 한여름 날씨로 계절이 두 달 정도 빨리 찾아온 셈이다. 최근 10년간(2009년~2018년)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4.4도로 평년(23.6도)보다 0.8도 높았다는 것이 기상청 분석이다.

특히 올 들어 첫 열대야 현상까지 나왔다. 밤사이 강릉의 최저기온이 25.1도를 기록하면서 이틀째 열대야가 나타났다. 열대야는 밤새(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5월 열대야로는 세 번째지만 시기상으로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열대야로 기록됐다.

일요일인 26일에도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인천 27도 △춘천 31도 △강릉 32도 △청주 31도 △대전 32도 △전주 31도 △광주 29도 △대구 32도 △포항 33도 △부산 25도 △울릉도·독도 27도 △제주 26도 등으로 30도를 웃돌았다.

기상청은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는 40도 이상이니 시설하우스나 야외작업 때 아이스팩이 부착된 조끼를 착용하기 바라며 농작업 시엔 오전·오후 1회 이상 휴식을 권고했다. 15~20분 간격으로 1컵 정도의 물을 마시고 알코올·카페인이 있는 음료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열질환 발생도 증가하므로 낮(12시~17시) 사이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노약자는 야외에 머무를 경우 되도록 그늘 진 장소에 머무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닭과 돼지는 더위에 취약해 기온이 높은 한낮에 축사 창문을 개방하고 송풍장치를 통해 축사를 환기하는 게 중요하다. 때 이른 더위는 월요일인 27일 전국에 비가 내리며 꺾일 전망이다.

25일 오후 4시 기준 전국 기온분포. (사진=기상청)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