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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異야기]김소연 피씨엘 대표 "글로벌 10대 진단기업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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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호 기자I 2017.03.14 06:20:00

연구원·교수 거친 학자 출신…혁신 이루기 위해 사업가 변신
독일 Scienion AG와 양상기술 공동개발…유럽·미국·중국·브라질 등 세계진출
코스닥 상장…"진단 가능한 질병 늘려나갈 것"

김소연 피씨엘 대표(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과학보다 더 과학적(scientific)인 게 바로 기업 경영이더라.”

김소연 피씨엘(241820) 대표는 14일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연구원과 교수라는 안정된 세계에서 사업으로 뛰어든 계기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독일에 있는 친구가 해준 얘기인데 좋은 제품은 매출로 확인이 되고 그건 속일 수 없다는 점에서 사업은 정말 과학적”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논문 심사과정과 관련해서는 “동료끼리 리뷰를 하고 채택해 주는 피어 리뷰(Peer Review, 동료평가)가 있는데 누군가를 사귀냐에 따라 채택이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사업이 논문보다 수치로 확실하게 입증된다는 것이다.

연구원에서 사업가로 변신…시장에 혁신 주입

김 대표는 국내에 없던 다중면역진단 상용화 기술을 들고 지난 2008년 체외질병진단업계에 홀연히 나타났다. 면역진단은 혈액원에서 수혈전 헌혈된 혈액에서 에이즈나 C형간염, B형간염 등 고위험바이러스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동안 바이러스 진단 키트는 일일이 검사가 필요했고 종류가 많아 과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런 상황에서 피씨엘은 한 번의 검사로 다수의 질병을 진단하는 제품 ‘Hi3-1’로 시간과 비용을 대폭 감소시키는 혁신을 일궈내고 있다.

국내에서 화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미국으로 건너가 생화학으로 연구영역을 확장시켰다. 이후 국내로 돌아와 연구원, 동국대 의생명학과 교수를 거치며 학자로 길을 밟아가던 중 더욱 ‘과학적’이라는 이유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세운 회사는 거침없이 확장을 거쳐 지난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도 성공시켰다. 확보한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충만했고 시장에서의 경쟁력에도 확신이 엿보였다. 면역진단분야는 오랫동안 기술 개발이 정체된 미개척지였다. 그는 “미국에서 생화학분야로 학위를 따면서 DNA칩 분야를 공부했고 한국으로 돌아와 LG생명과학에서 연구원으로 진단에 대한 일을 했다”며 “진단에서 쓰이는 DNA칩 개발을 했는데 연구를 실제 진단 틀에 적용하면서 느낀 것은 면역진단 분야는 오래됐지만 ‘이노베이션’(Inovation·기술혁신)이 없었다는 점”이라고 회상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세계 30조원 규모의 면역진단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고 현재까지도 쓰이는 기술은 무려 47년 전인 1971년에 개발된 엘라이제(Elise)다. 그는 “엘라이제 기술이 완벽한 게 아니라 새로운 혁신이 없어서 쓰는 것”이라며 “동국대 교수로 옮겨 면역진단 연구를 하던 중 기술혁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곧바로 국가지정연구에 지원해 과제를 수주하고 원천기술인 ‘3차원 SG Cap’(3D Sol-gel capturing system·다중체외질병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문제는 양산기술이었다. 고분자 물질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진단하는 융·복합 제품을 수백만 개 만들기는 쉽지 않았던 것이다. 김 대표는 “실험실에서 한두 개는 만들겠지만 양산기술을 개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당시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때 도움을 준 것은 연구원에서 사업가로 같은 길을 먼저 도전한 독일인 친구였다. 피엘씨는 독일 Scienion AG사와 공동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설비를 갖춰 2011년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김 대표는 이 같은 경험을 꺼내들며 “해외업체가 좋은 것은 전 세계에 친구가 생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천기술+대량생산’ 토대로 세계진출

본사에 마련된 클린룸에서 2개의 기기로 생산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클린룸을 ‘공장’이라고 불렀다. 기기 한 대당 케파(CAPA·생산능력)는 320만개다. 2개의 기계에서 640만개 분량의 제조가 진행되는 셈이다. 국제 의료기기 제조 품질 시스템인 ‘ISO 13485’ 인증과 ‘KGLP’(비임상시험관리기준)도 받았다. 세계 최초로 다중면역진단 제품 가운데 최고등급인 CE-IVD 리스트 A를 인증했고 매년 ‘Audit’(실사)도 받는다. 김 대표는 “독일로부터 3월에 받는데 실사를 받는다”며 “유럽에 등급이 있는데 고위험군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최고등급인 ‘리스트 A’를 허가받기 위해 직접 독일에 가야했고 매년 갱신 심사도 받고 있으며 심지어 불시에 회사에 찾아와 실사를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 특성상 계속 실사를 받기도 어렵고 유지하기도 어렵다”며 “제품은 물론 문서와 제고도 항상 같은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 결국 항상 생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사업 모델은 각 국가의 디스트리뷰터(Distributor)와 계약을 맺거나 기술이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주요 활동무대는 유럽으로 독일 비롯해 프랑스, 스위스, 스웨덴으로 진출했고 미국과 브라질, 중국에 업체와도 계약을 맺었다. 최근 중국의 진단전문기업인 리주진단과 1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영업력까지 갖추기는 어려워서 직접 공급할 생각이 없다”면서 “중국에서 진단 플랫폼을 바꿔달라고 해서 회사가 만든 기술을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이전 방식은 생산 케파하고 상관없고 이익률도 높아서 전체 매출에 30% 수준까지 늘려가려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내 다중면역진단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로 경쟁자가 없지만 단일진단 제품과 경쟁하는 상황이다. 수혈과정에서 진단에 쓰이는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혈액원을 대상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국내의 경우 적십자가 95%를 차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유럽이 단가도 좋고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기 때문에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며 “적십자가 독점하는 구조에서 제품을 공급하다보니까 혈액 공급가가 베트남보다 싸고 시장 규모도 15억~30억원 정도로 작은 편이다”고 했다. 또 국내 시장의 진단기기 단가도 낮아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세계 진출이 필연적이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피씨엘은 지난 23일 코스닥 시장 상장에 성공했다.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상장 첫날 시가 7800원보다 17.44%나 증가했다. 이와 관련 “상장을 통해 공모자금을 받으면 생산시설을 늘릴 것”이라며 “비즈니스 디벨로퍼와 영업역량이 있는 사람을 뽑고 임상 등의 분야에 연구개발(R&D)과 현장에서 즉석으로 진단할 수 있는 제품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암이나 독감, 호흡기 알러지 등 진단 대상 질병을 늘려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 인플루엔자 A·B형을 동시에 진단 가능한 감염 진단 시약 ‘Ai’를 출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지금이 바닥이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할 것”이라며 “작년까지 적자였기 때문에 앞으로 각종 허가도 받고 제품과 서비스도 늘려서 올해 흑자전환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2020년까지 글로벌 10대 진단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피씨엘 제품이 생산되는 ‘클린룸’(사진=피씨엘 제공)


“워킹맘 심정 잘 알아”…유연근무제 등 복지제도 도입

피씨엘의 직원은 모두 33명이다. 김 대표는 동국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여학생들과 함께 창업을 했다. 본인도 일과 육아를 병행한 ‘워킹맘’으로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기에 직원들을 위한 출산 장려제도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플렉시블 타임제(=유연근무제)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사내복지제도를 장려하고 있다.

김 대표의 방에는 지난달 정부로부터 받은 ‘가족친화기업 인증서’가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워킹맘들을 위한 사내 어린이집 마련도 추진 중이다. 그는 “현재 2명의 직원이 플렉시블 타임제를 신청해서 하고 있는데 길게 보고 가자는 것”이라며 “플렉시블 타임제로 하다가 애들이 크면 다시 풀타임으로 일하자는 것인데 이런 제도가 없으면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피씨엘 대표는

김 대표는 고려대학교 화학과를 나와 미국 코넬대(Cornell Univ) 생화학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속적 연구를 통해 ‘Sol-gel’ 원천특허 포함한 국내외 37건의 특허등록 출원과 국제저명 학술지에 논문도 91편을 냈다. 동국대 의생명공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가 지난 2008년 피씨엘을 창업했다. 국가과학기술심의회 기계소재 전문위원회 위원직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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