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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올림픽의 정신은 화합이다.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일상을 돌아보며 어울림을 도모하고 미래를 조망하자는 의미로 전시를 구성했다.”
오는 26일까지 강원 강릉시 강릉녹색도시체험센터에서 열리는 ‘평창비엔날레 2017’은 평창동계올림픽을 1년 앞두고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문화행사 중 첫선을 보인 행사다. ‘다섯 개의 달, 익명과 미지의 귀환’이란 본 전시와 강원도 내에서 활동하는 원로작가들의 특별전 ‘높새바람: 강원의 맥’ 등으로 꾸몄다. 20개국 81명의 작가(팀)가 참여했다. 김성연 ‘평창비엔날레 2017’ 예술감독의 말처럼 난해하고 전위적인 현대예술 작품보다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한 재기발랄한 작품과 올림픽의 화합정신을 되새겨볼 수 있는 작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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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희·한지원의 ‘이동자’는 바퀴가 달린 여행가방 45개 안에 세계 각국에서 채집한 소리를 집어넣은 작품. 올림픽에 참여하는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홍상식의 ‘거꾸로 된 손바닥’은 평범한 빨대 수십만개로 만든 작품이다. 속이 빈 빨대 사이로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형태의 환영을 볼 수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중견화가인 황재형은 ‘검은 울음’과 ‘소가 넘어가다’ 등의 회화를 통해 강원도 탄광지역 특유의 강렬한 검은색 이미지를 표출해냈다. 미성은 여성들의 장신구를 소재로 한 영상작품 ‘리퀴드 크리스털’ 연작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듀오작가인 뮌(김민선·최문선)은 대형설치작 ‘오디토리움’을 선보인다. 사람들이 가진 기억의 여러 상징을 그림자로 보여주는 작품은 평창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꼽는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외국작가의 작품들은 공학적인 접근과 시사적인 문제를 들여다본 것이 많았다. 독일의 닐스 뵐커는 ‘조각과 부분들’과 ‘8×16’을 통해 기계적인 움직임을 중시하는 키네틱아트를 보여준다. 미국작가 조쉬 베글리의 영상작품인 ‘벽에 행운이 있기를’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촬영한 20만장의 위성이미지를 연결해 만들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건설하겠다는 멕시코 국경장벽이 어떤 것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커스틴 존슨의 영상작품 ‘저 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떠 있는 미군의 소형 감시비행선을 소재로 분쟁지역의 긴장감과 일상을 담아냈다.
김 예술감독은 “관람객이 미술과 소통할 수 있는 일상의 오브제를 활용한 작품과 키네틱아트 등을 선보인 게 이번 비엔날레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관람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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