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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마당놀이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당놀이의 시초는 1981년 한 방송국의 창사를 기념해 열린 ‘허생전’이다. 윤문식·김종엽·김성녀 등 마당놀이로 잘 알려진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이다.
역사 속에서 마당놀이는 지금과 달리 야외에서 이뤄지는 모든 놀이를 일컫는 말이었다. 이러한 놀이는 농경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선조들은 고된 노동의 피로를 풀고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농사 주기에 따라 여러 가지 민속놀이를 즐겼다.
마당에서 즐기던 민속놀이는 그러나 현대에 접어들면서 점차 그 의미를 잃어갔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민속놀이를 펼칠 마당이 점점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기존의 전통극을 현대화하는 필요성이 대두됐다.
70년대 연출가 허규를 비롯한 여러 연극연출가 등이 전통극의 현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허규가 이끌던 극단 민예에서 활동한 연출가 손진책은 1981년 작곡가 박범훈, 안무가 국수호와 함께 ‘허생전’을 올렸다. 이후 극단 미추를 이끌면서 판소리와 고전소설을 풍자와 해학으로 비틀어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2000년대 들어 잠시 주춤했던 마당놀이는 최근 국립극장에서 작품을 올리며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마당놀이의 가장 큰 재미는 관객도 무대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당놀이에서 공연자와 관객의 경계는 없다. 신명나는 잔치를 함께 즐기다 보면 답답한 현실도 잠시나마 잊게 된다. 설날과 추석 등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마다 마당놀이가 생각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