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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경제기상도-강원·제주권]제주도만 같아라

김정남 기자I 2016.09.14 06:05:00

제주권 경제, 전국서 유일하게 全지표 성장세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 사진=연합뉴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라고 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오곡백과가 익는 계절이다. 대대로 추석은 일년 중 먹을 것이 가장 푸짐한 때였다.

그렇다면 올해 한가위도 과연 그럴까. 우리 경제 안팎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요즘이다. 이데일리가 한국은행 등의 통계를 토대로 최근 우리나라 각 지역들의 경제 사정을 점검해봤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최근 제주 지역의 교통난이 심화하고 있다. 조부연 제주대 경영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의 교통혼잡비용은 4370억원으로 2011년(2514억원) 대비 74% 급증했다. 특히 제주국제공항과 도심을 잇는 구간을 중심으로 교통난이 극심하다고 한다.

이유는 명쾌하다. 제주도로 많이 이주을 하고, 또 많이 관광을 오기 때문이다. 지난 5월말 기준 제주도 주민등록인구는 63만2000명인데, 이는 2010년 5월(57만3000명) 대비 10.3% 증가한 것이다. 관광객 등 일평균 체류인구도 18만6000명에 달한다고 하니, 전체 상주인구는 8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권은 눈에 띄게 성장하는 지역이다. 전국에서 거의 유일하다. 7~8월 제주권의 △생산 △수요 △설비투자 △건설투자 △고용 등 모든 경제 부문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14일 한은이 집계한 제주권의 비제조업매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지난 7월 96으로 6월(85)보다 11포인트 더 올랐다. 7월 현재생활형편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06으로 전달(103) 대비 3포인트 증가했다. 기업도 가계도 살맛 나는 경제에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7~8월은 관광객이 특히 많이 찾는 때다. 7월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89.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역시 13.9% 증가했다. 이는 제주권의 숙박업 렌터카업 도소매업 등을 먹여살리는 근간이다.

향후 크루즈선 관광객 증가도 기대된다. 오는 4분기 중 예정된 크루즈 입항 횟수는 151회다. 지난해 4분기(83회)보다 두 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소비도 고용도 늘었다. 7월 중 제주권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만4000명 증가했다. 지난 2분기 당시 월평균 2만명에 이어 성장세를 유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서비스업 취업자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제조업 취업자도 늘었다”면서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줄었다”고 말했다.

물론 제주권이라고 해서 걱정이 없는 게 아니다. 제주 안팎에서는 최근 한·중 관계 악화 조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인 관광이 위축되면 제주권 경제 역시 타격이 불가피한 탓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또 있다. 바로 강원권이다. 그런데 강원권 경제는 제주권과 사뭇 달라 주목된다. 지역경제가 둔화하고 있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피서철 강원권을 찾은 관광객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환동해본부 자료를 보면, 지난 8월6일까지 강원 동해안 92개 해변을 방문한 올해 관광객 수는 1634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2.8% 급감한 수치다. 2012년(2031만명), 2013년(2567만명), 2014년(2430만명), 2015년(2579만명) 등 최근 몇 년간 강원도를 찾은 피서객은 2000만명이 훌쩍 넘었다.

올해 강원지역 5대 워터파크와 3대 국립공원을 찾은 이들은 더 늘긴 했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증가세는 아니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이 집계한 7~8월 강원권 경기는 ‘보합’ 수준이었다. 제조업생산이 약간 증가하긴 했지만, 서비스업생산과 소비는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과 고용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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