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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중공업發 쇼크…현대·삼성중공업은 괜찮을까

김도년 기자I 2015.07.19 10:54:30

현대·삼성重 부채비율, 미청구공사 증가폭 대우조선보다 양호
"작년 대규모 부실 털었지만, 저수익 구조 고착화…추가 손실 반영 가능성도"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에서 시작된 쇼크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우조선해양이 조만간 2조원대로 추정되는 대규모 손실을 반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쟁 업체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대한 재무 상황에도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부채비율, 미청구공사 증가폭 등 전반적인 재무 상황은 대우조선보다는 양호한 편이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해양플랜트 시장 침체는 다른 조선사의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중공업(009540)의 부채비율은 223%로, 373%를 기록한 대우조선보다 좋은 편이다. 삼성중공업도 189%의 부채비율을 기록, 대우조선보다는 양호했다.

조선사는 프로젝트 수주가 많이 들어와 선수금이 늘면 부채비율이 늘어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다고 해시 반드시 재무 상황이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빅3 조선사 모두 선수금이 부채총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선수금이란 발주사가 주는 일종의 계약금으로 프로젝트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면 조선사가 발주사에 되돌려줘야 돈이기 때문에 부채로 본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3조2000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올해 대규모 추가 손실을 인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올해까지 반부유식 시추설비(Semi Rig)의 건조가 예정된 점은 다른 프로젝트 공정을 늦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반부유식 시추설비를 만드는 데는 비교적 많은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신용평가 업계의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의 미청구공사는 지난해 말 7조15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7조4600억원으로 증가했지만, 대우조선이 같은기간 2조원 가량 늘어난 데 비해서는 증가폭이 크지 않다. 미청구공사는 조선사의 매출실적으로 잡히지만, 실제 현금흐름으로 들어오지는 않고 상황에 따라 손실로 돌변할 수 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올해 1분기 마이너스 1조6180억원을 기록했지만, 2013년과 지난해에는 플러스 상태를 유지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시추선(Drillship)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 선종 중심의 수주 포트폴리오에 힘입어 경쟁사보다 높은 이익 기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유가 하락으로 시추선 신규 발주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고 일부 발주처의 인도 연기 요청도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수익성 압박은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13년에 수주한 30억달러 규모의 나이지리아 에지나 부유식 원유생산 및 저장설비(FPSO) 프로젝트 지연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미청구공사는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 5조46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4조7900억원으로 줄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6500억원 플러스를 기록,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현금이 들어오는 모습이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대규모 부실을 털었지만 문제가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두 조선사 모두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어 올해 추가 손실을 반영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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