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서울시내 초중고 학교에서 인조잔디가 퇴출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발암물질과 중금속이 검출된 인조잔디 운동장을 대체할 친환경 운동장을 조성하기로 하고 이에 따른 시설 기준을 수립, 이달 하순부터 적용한다고 25일 밝혔다.
지금까지 학교 운동장은 주로 마사토(화강암이 풍화돼 생성된 흙)로 조성돼 있어 비가 오면 물이 고여 한동안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마른 날에도 흙먼지가 날려 서울의 대기오염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특히 최근 확산된 인조잔디 운동장에서는 발암물질과 중금속이 검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앞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전국 1037개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을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174개 학교에서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과 납 등의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서울대와 2013년부터 진행한 ‘학교 운동장 개선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날 친환경 운동장 시설기준을 발표했다. 시설기준은 배수 기능을 높이고 먼지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마사토·규사의 최적 혼합비를 제시하고 있다. 또 운동장 시공기준과 사용재료 기준, 중금속 검사 등 품질시험 기준도 담았다.
최근 시교육청이 이 같은 시설기준을 시범학교에 적용한 결과 40mm의 비가 내린 후 즉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운동장의 배수기능이 뛰어났다. 비산먼지도 인근 학교에 비해 최대 61%를 낮추는 것으로 측정됐다.
전국 시·도 교육청 중 학술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친환경 운동장의 시설기준을 마련한 곳은 서울이 처음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연구결과를 전국에 있는 교육청과 공유할 계획”이라며 “이번 운동장 개선 사업으로 모든 학생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학교운동장을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