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은 17명의 국장급 간부들에게 “무엇을 해도 좋으니 사무실을 벗어나라. 독서든, 낛시든 상관없다. 행자부가 올해 추진해야 할 혁신 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아오라”고 주문했다.
정 장관은 “공무원들의 일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 정해진 대로, 짜여진 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창의적인 발상이 원천 봉쇄된 구조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 엘리트들이 모인 중앙부처에서 경쟁을 뚫고 국장까지 올라갔다는 얘기는 그만큼 능력이 갖춘 인재라는 얘깁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주어진 업무를 소화하는데 바쁘다보면 계속 소모당하게 마련입니다. 일주일이라도 시간을 주면 독서든, 현장 탐방이든 새로운 시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재량 근무를 지시했습니다.”
정 장관은 국장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보고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낛시를 하든, 독서를 하든, 현장 잠행을 하든 말 그대로 ‘재량껏’ 판단해 근무하라고 했다. 현장 근무 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지침을 내리면 또 다른 족쇄가 돼 창의적인 아이디어 창출에 방해만 된다는 판단에서다.
“행자부가 지방자치를 관할하지만 행자부 공무원들이 지방에 대해 얼마나 알까요? 만일 저라면 일주일 동안 소리 없이 조용히 지방을 돌아다닐 겁니다. 내가 결정해서 집행한 정책이 잘 시행되고 있는지, 문제점은 없는 지 점검해보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정 장관은 일주일 간의 재량 근무 결과가 담긴 보고를 이번 주 중 받는다. 국장들은 재량 근무에 만족해하면서도 보고를 앞두고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다.
김모 국장은 “소속기관 4곳, 민간업체 2곳을 빡빡한 일정으로 돌아다녔다. 이번 기회 아니었으면 현장을 알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