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지난해 서울시가 고액 상습체납자 명단을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 99%는 세금을 여전히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수십억원을 체납한 조동만 한솔그룹 전 부회장, 최순영 신동아그룹 전 회장, 정태수 한보그룹 전 회장 등이 포함됐다.
서울시는 3000만원 이상의 세금을 상습체납한 5085명의 명단을 홈페이지(www.seoul.go.kr)에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고액 상습체납자는 개인 3492명 4490억원, 법인 1593명 3488억원이다. 지난해 체납자 4645명 중 4609명이 그대로 포함됐다. 올해 새로 공개대상에 포함된 476명은 516억원을 체납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명단공개 대상자에게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사실을 사전 통지했지만 세금을 납부한 체납자는 58명(49억원)뿐이었다.
조동만 한솔그룹 전 부회장은 58억4800만원을 체납해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이에 한솔그룹 관계자는 “체납한 세금은 지난 2000년 한솔PCS 주식 600만주를 KT(030200)에 매각하고 KT로부터 SK텔레콤(017670) 주식 42만주를 매입하는 거래에 부과된 것”이라며 “부과된 세금이 적법한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체납자로는 최순영 신동아그룹 전 회장 35억8500만원, 이동보 코오롱TNS 전 회장 28억5300만원, 정태수 한보그룹 전 회장 25억4100만원 등이다. 이밖에 조재성 뉴연세여성병원 원장(1억7200만원), 배명환 순복음인천교회 전 목사(9400만원) 등 병원장, 변호사, 목사 등도 포함됐다.
올해 새로 공개된 대상자 중 ㈜일광공영이 법인 최고액인 20억5900만원을 체납했다. 전직 안산시장인 박성규(76)씨는 개인 최고액인 9억3100만원을 체납했다.
한편 서울시는 명단공개 기준에서 체납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 법안을 건의했다. 또 명단공개에 따른 소명할 수 있는 기간도 6개월에서 1~3개월로 단축, 체납관리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을 행정안전부에 건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