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1월 첫 주말에는 옛 삼족오의 땅 아차산(285m)에서 웅혼했던 고구려의 기상을 떠올리며 새해 포부를 다잡아 보자. 아차산은 정동진·호미곶, 혹은 지리산 천왕봉이나 설악산 대청봉 못지 않은 일출 명소. 한강과 빌딩군 위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이 기다린다.
총 걷는 거리: 9.3㎞
총 걷는 시간: 3시간 10분 (쉬는 시간은 포함되지 않음)
걷기 시작!
해 맞으러 가는 길: 광나루역 1번 출구에서 해맞이 광장까지(2.1㎞/45분)
① 광나루역 1번출구에서 아차산 입구까지(0.9㎞/15분)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1번 출구에서 나와 직진하면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아차산 생태공원’ ‘광장동사무소’ 등 안내판이 있다. 광장중학교를 왼쪽에 두고 학교 담장을 따라간다. 이어 광장초등학교도 역시 왼쪽에 두고 가다 보면 생태관찰로다. 생태공원을 통과해 올라가면 아차산 입구.
② 아차산 입구에서 해맞이 광장까지(1.2㎞/30분)
아차산 표석 앞으로 난 길을 따라 관리사무소·약수터·화장실·휴게소를 차례로 지난다. 중간에 바윗길로 향하는 자그마한 다리가 있으나 무시하고 직진한다. 오르막길이라 숨이 차고 땀이 흐른다. 30분 정도 걸으면 낙타고개 사거리. 왼쪽 길로 200m 정도 걸으면 대성암 입구 삼거리. 왼쪽 길로 간다. 계단에 이어 바위를 타고 오를 땐 힘들어도 조금만 참자. 곧 시야가 거칠 것 없이 탁 트인다. 해맞이 광장이다.
고구려 보루성 순례길: 해맞이 광장에서 사가정 갈림길 사거리까지(2.7㎞/65분)
③ 해맞이 광장에서 아차산 4보루까지(1.2㎞/25분)
해맞이 광장에 서면 일망무제로 들어오는 광경에 눈맛이 시원하다. ‘서울의 우수경관 조망 명소’라는 안내판이 있다. 올림픽 대교, 잠실대교, 강동대교…. 한강일대가 훤히 들어온다. 둥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소원을 빌었다면 다시 떠나자. 오르던 길로 계속 오른다. ‘아차산 1보루’를 지나면 평탄한 소나무 숲길이다. 낙엽 깔린 푹신한 길 걷는 기분이 좋다. 평탄한 능선길 싫은 사람도 있을까. 걸으며 왼쪽을 보면, 멀리 북한산 인수봉과 백운대가 우뚝 서 있고 오른쪽은 푸른 한강이다. 아차산 1보루→ 5보루→ 대성암 입구 표지판→ 3보루를 차례로 지나 아차산 4보루 표지판까지 걷는다.
④ 아차산 4보루에서 용마산 헬기장까지(0.6㎞/20분)
철탑 방향으로 간다. 철탑을 지나고 긴고랑계곡 입구 표지판을 지나면 오르막이다. 오르막이 끝나면 헬기장이다. 용마산 보루다. 보루라는 것은 사방을 조망하기 좋은 곳에 쌓은 작은 석축산성을 말하는데 지금까지 이 아차산 일대에서 17개의 보루가 확인됐으며 대부분 고구려 군사시설이라고 한다. 용마산 보루에서는 ‘360도 조망’이 기다리고 있다. 남산, 인왕산, 북한산, 수락산, 또 중랑천과 한강. 여기에 자연을 압도해 버릴 기세로 곳곳에 솟아오른 아파트군까지, 드라마틱한 서울 풍경을 감상하며 잠시 쉬었다 가자.
⑤ 용마산 헬기장에서 사가정 갈림길 사거리까지(0.9㎞/20분)
용마산 헬기장에서 올라오던 반대편으로 간다. 왼쪽으로 가면 용마산이다. 돌탑과 용마산 5보루를 지나 계단을 내려서면 사가정 갈림길 사거리다.
사색의 길: 사가정 갈림길에서 딸기원 버스정류장까지(4.5㎞/80분)
▲ 망우산 공원의 만해 한용운 묘 입구. ⑥ 사가정 갈림길 사거리에서 망우산 순환도로 삼거리까지(1.2㎞/30분)
만일 시간이 없거나 걷는 것이 힘들다면 ‘사가정 갈림길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빠지자. 사가정공원을 지나면 7호선 사가정 지하철역이 나온다. 사가정 갈림길에서 80m 정도 직진하면 갈림길이다. 산 위로 오르는 오른쪽 길로 간다. 왼쪽으로 가도 나중에 망우산 관리사무소에서 만나게 되지만 오른쪽 길이 더 호젓하다. 망우산 1보루 헬기장에 이어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 망우산 순환도로 삼거리다.
⑦ 순환도로 삼거리에서 망우산공원 관리사무소까지(2.4㎞/40분)
순환도로는 포장도로다. 오른쪽 동락천 약수터 방향으로 간다. 내리막길이다. 망우산공원은 예전의 ‘망우리 공동묘지’. 지금은 길을 정비하고 말끔하게 단장해서 으스스한 분위기는 없다. 무덤 사이사이로 산책하는 인파도 많다. 지금은 ‘사색의 길’이라는 이름까지 얻었다. 걷는 도중 선각자, 예술가들의 무덤을 지난다. 죽산 조봉암, 만해 한용운, 송암 서병호, 위창 오세창, 호암 문일평, 소파 방정환, 송촌 지석영….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그의 눈동자 입술은/내 가슴에 있네….” ‘세월이 가면’의 시인 박인환 묘를 지나면 공원 관리사무소다.
⑧ 망우산공원 관리사무소에서 딸기원 버스정류장까지(0.9㎞/10분)
사무소를 지나 언덕을 내려오면 망우리 고개 꼭대기다. 오른쪽으로 조금 가면 딸기원 버스 정류장이다.
● 찾아가는 길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1번 출입구
● 돌아오는 길
근처에 지하철역이 없으므로 버스를 탄 후 망우역(1호선)이나 상봉역(7호선)으로 이동한다.
● 떠나기 전에
출발점인 광나루역 부근에 식당과 매점, 화장실이 있고 도착점인 망우산 관리사무소에 화장실이 있다. 그러나 걷는 동안에는 식당, 매점,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전혀 없다. 물이나 뜨거운 차를 준비해 가면 좋다. 높지도 않고 험하지도 않은 산이니 꼭 등산화를 신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눈 내리고 얼음 언 겨울이라면 아이젠을 준비하자. 해돋이를 보고 싶다면 넉넉잡아 일출시간 1시간 전에는 광나루역에서 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