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리스크로 환율이 치솟고 증시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국가 신인도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는 이유중 하나가 최상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등 경제부처 수장들이 이끄는 경제팀에 대한 국제 사회의 신뢰 덕이다.
최 대행이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한 것은 고육책이자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창용 총재가 주변에 만류에도 불구, 공개적으로 최 대행의 ‘선택’을 지지하고 나선 것도 더이상 정치리스크로
최 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미루고, 야권이 최 대행을 탄핵하는 사태는 최악의 사나리오였다. 최 대행 다음 순번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다. 정치 리스크로 불거진 발등의 불을 끄고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가 재도약할 발판을 만들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는 경제팀을 이 장관이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이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 기자실을 찾아 “최 권한대행의 결정을 비난하는 사람이 많은데, 최 권한대행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때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되고, 우리 정부가 한동안 기능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작심 발언했다. 백번 옳은 말이다.
최 대행은 대통령,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업무에, 무안공항 참사 수습까지 해결해야 한다.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지만 가장 잘하는 일이고, 잘해야 하는 일이 경제부총리 일이다.
최 대행은 단기적 위기관리와 중장기적 경제발전 토대 구축을 동시에 이뤄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장벽과 미중무역전쟁에 대비해야 하고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인한 내수부진을 타개해야 한다.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그리고 인공지능(AI) 등 한국 경제를 이끌어왔고 이끌어갈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도 찾아야 한다. 할 일이 태산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한 민간경제연구원 원장은 “기업인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생각보다 크다. 그동안에는 수출이 버텨줘서 어떻게든 끌어왔는데 올해는 수출도 내리막이다. 정치인들이 대통령 자리를 두고 다투는데 바빠 나라가 거덜나고 있는 건 모르는 거 같다”고 했다.
이 총재는 “(최 대행의 선택이) 공직자로서 나중에 굉장히 크게 평가받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동의한다. 그러나 선택은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최 대행이 내린 어려운 결단이 결실이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제 안정과 성장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이다. 정치권이 매일 외치는 ‘민생’은 국회가 아닌 최상목 경제팀이 얼마나 제대로 일을 하느냐에 달렸다. 더이상 흔들지 않고 가만히 두면 알아서 잘할 팀이다. 정치가 경제를 탄핵하는 사태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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