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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의 전기·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540유로, 545달러를 넘었다. 두 달 반에 두 배 이상 뛰었다. 2년 전에는 불과 40유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14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다음 달 유럽 가스 가격은 18일(현지시간) 메가와트시당 241유로로 연중 이맘 때 대비 약 11배 높았다.
자동차, 항공우주 및 가전제품 산업을 위한 실리콘 부품 제조업체측 관계자는 “에너지 인플레이션이 다른 곳보다 더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독일 경제의 점진적인 탈산업화가 두렵다”고 밝혔다.
독일은 유럽 내에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에 대항해 가스관 공급을 최대 20% 수준으로 줄이고 있어 유럽 내 가스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전기, 가스 비용 부담을 고객들에게 전가하거나 아예 문을 닫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포장회사 한 곳은 높은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제지 공장을 폐쇄할 계획이다. 그로 인해 70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된다.
컨설팅업체 옥스포드 이코노믹스가 분석한 정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화학물질 수입량은 전년동기보다 약 27% 증가했다. 반면 화학 생산은 약 8%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G7 국가 중 독일이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크탱그 브뤼겔의 시몬 탈리아피에트라 선임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이 장기간 상승하면 대륙의 경제 지형이 바뀔 수 있다”며 “일부 산업은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며 유럽에서의 생산을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