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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일본경제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토요타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총 233만2000대의 자동차를 팔아 1위에 올랐다. 이는 제너럴모터스(GM)보다 11만대 포드(1~11월)에 비해서는 40만대 가량 각각 많은 것이다.
GM은 1931년 경쟁사 포드를 제치고 미국 시장 판매량 1위에 오른 이후 89년간 지켜온 홈그라운드의 왕좌를 토요타에 내주게 됐다. 미국에서 해외 자동차 회사가 판매 정상에 등극한 것은 처음이다.
토요타가 미국 시장에서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불거진 공급망 악화에 대응을 잘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수요 증가에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여러 차례 곳곳의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던 GM은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량이 전년보다 12.9% 급감했지만,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잘 대처한 토요타는 오히려 판매량을 10.4% 늘릴 수 있었다.
닛케이는 “토요타도 북미 지역에서 월간 몇만대 규모의 감산을 했지만 생산 가능 차종을 재검토하고 부지런히 생산 조정을 한 덕분에 공장의 장기 가동중단을 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토요타의 성장을 이끈 차종은 코롤라와 캠리 등의 승용차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 시장에서 코롤라 판매량은 5%, 캠리 판매량은 6.5% 각각 증가했다.
토요타 미국 판매 책임자인 잭 홀리스 수석부사장은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1위를 유지하는 것은 우리 목표도, 우선순위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GM은 지난해에는 이익 극대화에 집중했다며, 반도체 공급난이 풀리면 매출도 향상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비쳤다. 반도체 부족이 완화되고 GM이 점차 생산 페이스를 올리면서 올해 미국 시장에서 GM이 다시 1위를 탈환할 공산이 크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토요타 외에도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해 해외 자동차 업체들이 선전했다. 일본 혼다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보다 8.9% 증가한 147만대를 팔았고, 한국 현대자동차는 73만8081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9% 신장세를 기록했다. 이 밖에 마즈다, 폭스바겐, BMW가 미국에서 좋은 실적을 보였다고 리서치회사 콕스오토모티브는 추정했다.
한편, 콕스오토모티브 집계 결과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팔린 신차는 모두 1490만 대로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직전 5년 평균치인 1730만대에 크게 못 미친다. 반도체 공급난이 일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올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도 1520만대에서 1600만 대 사이로 예상된다고 CNBC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