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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국제유가가 또 급등했다. 세계 3대 유종 중 하나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1.97% 오른 57.97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1월21일(배럴당 58.34달러)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58.14달러까지 올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줄곧 60달러를 넘었다. 오후 3시30분 현재 배럴당 2.22% 오른 60.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는 종가 기준 지난해 1월24일 60.69달러를 기록한 이후 60달러를 넘은 적이 없다. 원유시장은 팬데믹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 셈이다.
최근 원유 랠리의 기저에는 ‘바이든 효과’가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메가톤급 부양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상원과 하원은 이같은 부양법안을 과반 찬성만으로, 다시 말해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결의안을 가결했다. 한국 돈으로 2130조원에 이르는 돈이 풀리는 게 임박한 것이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전날 CNN에 나와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구제법안은 위험보다 이득이 더 크다”며 “법안을 처리하면 내년에는 완전고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에너지 시장정보업체 반다나 인사이트의 창업자인 반다나 하리는 “최근 유가 폭등의 배경에는 팬데믹이 후퇴할 것이라는 조짐 속에 원유 수요가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배어 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주요 헤지펀드들이 최근 들어 유가 강세에 베팅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올해 높게는 배럴당 80달러까지 브렌트유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여기에 주요 산유국,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노력이 한몫했다는 평가가 많다.
금값 역시 이날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17% 오른 1834.2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