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바뀌는 콘래드서울 로브스터 요리
바르게 잡아서, 기른 수산물로 만든 메뉴 론칭
롯데마트, 이렇게 양식한 수산물 도입해 판매
"어족자원 보호 노력 평가…ESG 측면 기업 역할"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어족자원 고갈 우려가 커지면서 `착한 수산물`을 도입하는 기류가 호텔·유통 업계로 확산하고 있다.
| (사진=콘래드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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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업계에 따르면 콘래드서울은 빠르면 이달 중으로 MSC(Marine Stewardship Council) 유통 인증을 도입할 예정이다. MSC 인증은 어족 자원 보호·유지에 들어맞는 어획 방법에 부여한다. 남획이나 혼획 등 불법 어획를 경계하고자 마련한 국제 사회에서 권위를 가지는 인증이다. 이렇게 어획한 수산물을 투명하게 유통·보관·소비하는 데에는 MSC COC(Chain of Custody) 인증을 주는데, 콘래드서울이 이번에 도입하는 게 COC 인증이다.
국내에서 MSC COC 인증을 도입하는 호텔은 콘래드서울이 처음이다. 인증이 도입되면 로브스터와 연어, 새우, 전복 요리부터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승찬 콘래드서울 총 주방장은 “착한 수산물을 소비하는 것은 이런 방식으로 수산물을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점에서 의미있다”며 “오는 3월 말부터는 착한 수산물로 만든 메뉴를 고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동참 움직임이 인다. 롯데마트는 ASC(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인증을 올해 상반기 안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ASC는 양식 수산물에 부여하는 인증이다. 수산물 양식 과정에서 해양 생태계를 해치거나 오염하는 방식을 경계하고 유통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자 도입한 것이다. ASC는 MSC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양식 사료로 주로 생선 등 수산물이 쓰이는데, MSC 수산물을 사료로 쓰지 않으면 ASC 인증을 따기 어렵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상반기에 전복부터 도입하기 시작해서 품종과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적용 점포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새벽배송 물류업체 마켓컬리는 지난해 MSC 인증 도입을 선언하고 유통에 앞장서고 있다. 이후 MSC 인증 상품을 우선해서 입점 품목으로 선택하고 있다. 이런 기준은 생산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족자원 보호에 소홀하면 컬리에 입점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컬리 관계자는 “유통이 지속가능하려면 생산도 지속가능해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MSC 인증은 수산자원 보호를 목표로 하는 점에서 우리 시각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MSC와 ASC 인증 저변이 척박한 국내에서 잇따르는 움직임이라서 고무적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해 7월 MSC COC 인증을 받았고, 이마트는 MSC 인증 상품을 일부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이번에 ASC 도입을 결정하며 힘을 보탰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마트, 롯데마트, G마켓, GS홈쇼핑, 쿠팡, 옥션에서 판매하는 총알오징어 제품. 총알오징어는 특별난 어종이 아니라 새끼 오징어를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달리 부르는 말이다.(사진=각사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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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유통업계에는 이미 이런 기류가 보편화했다. 월마트와 코스트코, 까르푸 등 대형 유통업체가 MSC 인증을 도입했고, 맥도날드 같은 식품회사도 동참한 상태다. 호텔과 기업에서 조리와 급식 과정에 MSC 인증을 들여오는 사례도 잇따른다. 이케아는 매장 내에서 운영하는 식당에 MSC 인증을 도입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맞닿아 있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도 들어맞는다는 게 이들 회사의 철학이다.
서종석 MSC한국대표는 “기업이 어족자원 보호에 관심을 두는 것은 ESG 관점에서 평가할 만한 자세”라며 “유엔과 국제사회는 기업을 이런 관점에서 평가하고 있고, 이런 관점에 부합하고자 세계 주요 기업이 동참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