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즈 파마슈티컬스(이하 재즈)는 2017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한 솔리암페톨의 허가신청을 승인받았다고 20일(현지시각) 밝혔다. 제품명은 ‘수노시’(Sunosi)다.
솔리암페톨은 기면증(밤에 잠을 충분히 자도 낮에 발작적으로 잠에 빠져드는 질환)과 수면무호흡을 동반한 주간 졸림증 치료제다. SK바이오팜이 후보물질 도출과 임상1상을 진행한 뒤 2011년 기술수출했다. 공동개발사인 재즈가 수면장애 환자 8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3상 시험에서 주간 졸림증을 현저히 개선하는 효과를 냈으며 환자의 주관적인 졸림 정도도 재즈의 기존 치료제인 자이렘보다 2배 이상 개선됐다. 재즈는 지난해 말 유럽의약품청(EMA)에도 솔리암페톨의 판매허가를 신청해 유럽 진출도 가시화할 전망이다.SK바이오팜에 따르면 글로벌 수면장애 치료제 시장 규모는 30억달러(약 3조 4000억원)에 달하며 연평균 6%씩 성장한다.
SK바이오팜은 솔리암페톨의 개발이 진행되면서 재즈로부터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받았다. 이번 솔리암페톨 허가로 재즈가 약을 출시하면 SK바이오팜은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게 된다. 재즈는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주요 12개국을 제외한 솔리암페톨의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다. 반대로 이들 12개국의 개발권은 SK바이오팜 소유다. 아시아 12개국에도 솔리암페톨을 출시하면 SK바이오팜은 재즈의 로열티와 함께 아시아 12개국에서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솔리암페톨 허가로 SK는 제약업계에 뛰어든지 26년, SK바이오팜 설립 이후 8년만에 신약을 개발하게 됐다. SK그룹은 1993년 대덕 연구원에 신약개발연구팀을 만들면서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다. 이후 이 팀은 2011년 SK바이오팜으로 분사했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복제약에서 번 돈으로 연구비를 충당하지만 SK바이오팜은 오직 신약개발에만 몰두했다.
SK바이오팜은 솔리암페톨 허가에 이어 내년에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FDA 허가도 예상한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세노바메이트의 신약허가 신청을 FDA에 제출했다. 승인을 받으면 후보물질 도출부터 임상시험과 허가까지 국내 제약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첫 제품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독자개발은 개발 실패 시 위험은 크지만 상용화에 성공하면 파트너사와 수익을 나누지 않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미국 내 판매도 직접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 현지에 SK라이프사이언스라는 법인을 운영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년간 현지에서 임상시험 진행하는 등 개발과정을 거치면서 현지 전문가들도 기대를 하고 있는 만큼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