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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수업합니다” 김영란법 정착에 쉬는 학교 줄었다

김소연 기자I 2018.05.15 06:30:00

올해 서울에서 휴업하는 학교 총 11곳…전년대비 6곳 줄어
카네이션도 대표로 1명만 해야..손편지·현수막 등 등장
"선물 돌려보내기 힘들고 행사도 없어져..차라리 없애야"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촌지’ 등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고자 학교장 재량으로 ‘스승의 날’ 휴업을 했던 학교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1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에서 재량 휴업하는 학교는 총 11개 학교다. 초등학교 전체 603개교 중 금성초(사립)·삼전초(공립)·한양초(사립) 3곳이 휴업한다. 중학교는 전체 384개교 중 개웅중(공립)·양정중(사립) 단 2곳, 고등학교는 전체 320개교 중 상계고(공립)·금호고(공립)·자양고(공립·개교기념일)·배재고(사립)·양정고(사립)·한대부고(사립·개교기념일) 6곳이 휴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스승의 날에 휴업한 학교는 총 17개교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6개교가 줄었다. 지난해에는 △초등학교 2개교(금성초·한양초) △중학교 6개교(대광중·숭실중·배화여중·송정중·한대부중·성남중) △고등학교 9개교(상계고·숭실고·배화여고·영일고·청담고·배재고·숭문고·한대부고·양정고)가 문을 닫았다.

2016년 9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행 후 두 번째 스승의 날을 맞으면서 선물과 촌지가 불법이라는 인식이 뿌린 내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영란법 시행 약 1년 8개월이 지나면서 이로 인한 혼란이 줄었고 촌지 문화 역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스승의날 행사도 간소화되고, 촌지 역시 거의 사라졌다고 본다”며 “청탁을 방지하기 위해 휴업까지 했던 과거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스승의 날에 학생이나 학부모가 개인적으로 교사에게 카네이션을 주는 것은 금지된다. 학생 대표가 학생들의 뜻을 모아 카네이션 등 꽃을 선물할 수 있다. 꽃을 제외한 개인적인 선물은 금액과 상관없이 허용되지 않는다.

학생과 학생들을 평가·지도하는 담임·교과교사 사이에는 직무 관련성이 인정돼 금액과 상관없이 어떤 선물도 안 된다는 게 국민권익위원회의 해석이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학생·학부모들 사이에서 학생의 평가나 지도를 담당하는 교사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선물은 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물뿐 아니라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도 거의 없어지는 추세다. 대신 포스트잇 편지나 손편지, 플래카드 등 교사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경기도 한 중학교 교사(31)는 “스승의 날 행사라는 게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오히려 개인적으로 카네이션 한 송이도 받으면 안 되는데 가끔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가져온 꽃이나 선물을 돌려보내는 과정이 번거롭고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스승의 날이라고 해서 교사로서 자긍심이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스승의 날이 없다면 학부모와 교사 모두 오히려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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