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상화' 원한다는 정우성 "배우 이전에 수신료 내는 시청자"

김민정 기자I 2018.01.05 08:59:47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배우 정우성이 지난 4일 KBS 새노조 조합원들과의 GV(Guest Visit·관객과의 대화)자리에서 또다시 파업 지지 발언을 이어나갔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6층 CGV 스타리움에서 영화 ‘강철비’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새노조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강철비’ 양우석 감독과 배우 정우성, 곽도원이 참석했다.

정우성은 새노조 총파업 108일째였던 지난달 20일 KBS1 ‘4시 뉴스집중’에 출연해 “사회적 관심사가 무엇이냐”는 앵커의 물음에 “KBS 정상화”라면서 “국민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빨리 찾길 바란다”고 답해 이목을 모았다.

이를 두고 SNS 등에서는 ‘본진 폭파’로 명명하며 정우성에게 박수를 보냈다. 정우성은 다음날 ‘셀카 응원 영상’을 촬영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새노조 측에 보내기도 했다.

사진=정우성 인스타그램
정우성은 이날 “(방송 당시) KBS 신관에 들어섰을 때부터 보완요원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다”며 “KBS 가기 전부터 그 발언을 해야지 생각한 게 아니라 KBS 안에 들어가보니 이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질문을 보고) KBS 정상화라고 말할 건데 괜찮냐고 작가에게 말했다. 그랬더니 위에 물어보겠다고 하는 거다. 그래서 ‘왜 검열을 해, 갑자기’ 그랬더니 작가분도 무안해 하면서 ‘편하게 말씀하시면 될 것 같다’고 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정우성은 “영화배우이기 전에 국민이고 KBS 수신료를 내는 시청자다. 그렇기 때문에 정당한 발언을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하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공인은 아니지만 익명성이 없고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기에 연예인은 어떤 발언을 할 때 조심하는 것이 여태까지의 분위기였다. 그런데 광화문 혁명을 지나고 민주주의를 꿈꾸고 있는 지금, 그런 정당한 행동을 스스럼없이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걸 후배세대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강철비’ 양우석 감독 (사진=연합뉴스)
특히 정우성과 양우석 감독은 박근혜 정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인물들이다. 故노무현 대통령이 변호한 부림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변호인’으로 입봉한 양 감독은 “여기저기서 경고했다. 그러다 김시곤 KBS 당시 보도국장이 양심선언을 한 뒤에도 KBS에 아무 변화가 없는 걸 보고 많이 놀라고 슬퍼서 외국에 나가 일했다”고 밝혔다.

김 전 KBS 보도국장은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당시 길환영 KBS 사장과 박근혜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 통제 사실을 폭로했고, 이로 인해 해임됐다.

마지막으로 정우성을 비롯해 양 감독과 곽도원도 KBS 새 노조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먼저 곽도원은 “(총파업으로) 100일 넘게 고생하시는데 저희와의 만남이 한순간 땀을 닦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여러분 노고가 정상에 올라가면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진 것처럼 해피엔딩이었으면 좋겠다”라면서 “여러분, 곧 끝납니다”라고 응원했다.

이어 양 감독은 “하늘이 큰 인물을 낼 때 마음을 어지럽게 만든다고 한다. 그 다음번에 큰일을 하라고,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조차도 할 수 있게 만들라고 큰 시련을 주신다고 한다”면서 “지난 몇 년간의 일은 비정상의 정상화가 되기 위한 길에 있다고 본다. KBS 정상화가 돼야 저희 대한민국이 더 큰 정상화로 들어설 것”이라고 격려했다.

마지막으로 정우성은 “새노조, 꽃길만 걷자”는 인사를 남겼다.

파업 100일 기자회견하는 광주전남 KBS 새노조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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