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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300점에 새겨진 不死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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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구 기자I 2013.12.13 09:15:46

중앙박물관 '한국의 도교 문화-행복으로 가는 길'
'백제금동대향로' '군선도' '일월오봉도' 등 전시
종교 아닌 문화로 도교 총정리…내년 3월2일까지

김홍도 ‘군선도’(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도교하면 떠오르는 게 뭐가 있을까. 신선, 불로장생, 노장사상과 무위자연, 혹은 한때 TV로 방송되며 인기를 끌었던 도올 김용옥 교수의 강의 정도가 아닐까. 가깝고도 먼 종교였던 도교를 살펴볼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7세기 초 삼국시대에 전래된 이래 1300여년 동안 우리 민족의 생활 속에 파고든 정신문화로서의 도교를 엿볼 수 있는 자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내년 3월 2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올해의 마지막 특별전 ‘한국의 도교문화-행복으로 가는 길’을 연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소개한 적은 있어도 이처럼 종합적으로 펼쳐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대에서 조선시대에 걸쳐 발굴된 유물 300여점이 나왔다. 국보 6건에 7점, 보물 3건에 4점을 포함해 회화와 공예품, 전적류, 민속품, 또 각종 고고 발굴품을 망라한다. 세시풍속과 신앙, 대중문화와 예술, 정신수양 등에 골고루 녹아있는 우리 고유의 도교문화다.

전시는 크게 3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우선 ‘도교의 신과 의례’에선 ‘신이 된 노자’ ‘하늘, 땅, 물의 신’ ‘나라에서 지내는 도교 제사’ 등을 통해 여러 종류의 신들을 향한 우리 민족의 염원을 살핀다. ‘불로불사’가 그 다음. ‘신선의 세계, 동천복지’ ‘신선세계를 꿈꾸다’ ‘신선이 되는 법’ 등 도교적 이상향과 신선세계에 대한 동경을 알아봤다. ‘수복강녕’이 세 번째 주제다. ‘함께 하는 도교’ ‘복을 바라다’ ‘민간신앙과 도교’ 등 다양한 종교사상과 연결됐던 도교문화의 모습과 회화·공예품 등에 남은 도교의 흔적들을 확인할 수 있다.

백제금동대향로(사진=국립중앙박물관)
평소에 만나보기 어려운 명품 유물들이 굉장히 많다. 국립부여박물관이 소장 중인 백제 대표 문화재 ‘금동대향로’(국보 제287호)가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상 최장 기간 전시된다. 향로에 표현된 산수 이미지는 도교의 자취를 여실히 담고 있다. 우리나라 신선도 중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김홍도의 ‘군선도’(국보 제139호)도 있다.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빌려 왔다. 우표 도안으로도 사용됐던 ‘일월오봉도’도 볼 수 있다. 뒷면에 ‘해반도도’가 있는 양면 작품이다. ‘해반도도’는 중국 신선들의 땅으로 알려진 쿤룬산의 과수원에서 3000년에 한번 열린다는 반도(복숭아)를 형상화한 것으로, 왕의 불로장생을 축원하고자 제작됐다.

장지문의 양면에 그려진 ‘해반도’ 한 쌍도 주목할 만하다. 서양의 안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안료인 석채를 사용했음이 밝혀져 당대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또한 ‘초주갑인자본 주역참동계’는 1441년(조선 세종 23년)에 간행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주역참동계’로는 가장 오래됐다. 조선 전기 왕이 관료에게 내린 내사본이라는 점에서 조선 후기와는 또 다른 사상적 풍토를 포함하고 있어 서지학적 가치가 높다.

도교는 여러 얼굴을 갖고 있다고 한다. 육체적·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수련과정을 요구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온갖 신들에게 제사를 올리며 갖가지 세속적인 복을 비는 것이 도교다. 그러나 궁극의 목표는 불로장생과 재물 획득, 질병치료와 같은 현실적 행복의 성취였다. 이번 전시는 그런 행복을 향한 우리 민족의 여정에서 도교가 종교로서가 아닌 문화로서 어떻게 취사선택됐는지를 살피는 자리가 될 것 같다. 02-2077-9469.

‘일월오봉도’ 이면에는 ‘해반도도’가 있다(사진=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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