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부터 본격화된 이전으로 서울 광화문 중앙청사와 과천청사 공무원 총 2697명이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새 업무를 시작했다. 대다수가 세종시로 주거지를 옮겼지만 서울에서 출퇴근을 선택한 사람들도 790여명이나 된다. 사당, 신도림, 과천 등 수도권 지하철역 15곳에서 통근버스 27대가 이들을 세종시까지 실어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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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문제 때문에 서울서 출퇴근하기로 했다는 총리실 정책분석관실의 한 사무관은 “매일 세 시간 넘게 버스를 타면 피곤하겠지만 어쩌겠냐”라며 “남는 시간이 많은 만큼 차 안에서 틈틈이 공부를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보름 뒤 남편과 함께 세종시의 전세아파트로 이사할 예정이라는 국토부 사무관 박금해(53·여)씨는 “나는 운이 좋았지만 주변엔 여건상 할 수 없이 장거리 통근을 택한 이가 많다”고 귀띔했다.
버스에서 쪽잠을 잔 이들은 오전 9시 차가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5동 앞에 도착하자 소속부처로 바쁘게 흩어졌다. 현재 세종청사는 공사가 끝난 1~6동을 총리실과 공정위·청사관리소·기획재정부·농림수산부·국토해양부가 각각 사용 중이다. 9~15동은 내년 11월, 7~8동은 2014년 가을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입주가 모두 끝나면 총 36개 기관, 1만452명의 공무원이 일하게 된다. 이날 세종시에 첫발을 디딘 총리실과 국토부·농림부·기재부 직원 1400여명은 오전 내내 이삿짐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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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과 속에 잠시 숨돌릴 틈을 주던 점심시간도 여기에선 빡빡해졌다. 정오에 찾은 5동 구내식당엔 공무원 100여명이 식당 입구 밖까지 줄을 섰다. 청사 내 식당이 4곳에 불과해 식사시간 2부제까지 실시하고 있지만 몰린 인파로 배식을 받는데 30분이 더 걸렸다.
농림수산부 서기관 장명철(56) 씨는 “인근 식당이 10km 거리에 있어 나가서 사먹을 수도 없다”며 “앞으로 더 많은 인원이 이전한다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세종시에서 시작하는 새생활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기재부 국고국의 한 관계자는 “공무원들은 적응이 빠른 편”이라며 “정부가 친환경 첨단도시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은 만큼 시간이 지나면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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