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진철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건설주에 대한 적극적인 지분확대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이 불투명한 회계와 잇단 부도 등의 낙후된 이미지를 벗어나면서 최근 외국인들 사이에서 저평가 고수익을 안겨주는 우량주로 재조명받는게 아닌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춘 우량 건설업체들이 외국인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연초 대비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매년 1회 해외 IR을 실시해온 대림산업(00210)은 올해도 지난 2월 홍콩, 싱카폴, 미국, 유럽 등을 순회하며 해외 IR을 실시했다. 해외 IR 실시 첫해인 2001년초만 해도 10.23%에 불과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2일 현재 45.45%로 크게 증가했다.
LG건설(06360)은 올 3~4월 아시아, 유럽, 미국 등에서 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10월에도 해외 투자자를 위한 로드쇼를 연다는 계획이다.
LG건설 관계자는 "올 3월초만 해도 25% 수준에 머물던 외국인 지분율이 해외 로드쇼 이후 꾸준히 증가, 지난 12일 현재 35.95%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태영(09410)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은 올초 25%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난 7월 아시아, 유럽, 미국 등에서 개최한 해외 로드쇼 이후 지난 12일 지분율이 33.26%로 증가한 상황이다.
별도의 해외 IR에 나서지는 않은 삼성물산(00830)도 외국인 지분율이 올초 21.88%에서 지난 11일 29.8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SK글로벌 사태 이후 상사에 대한 이미지가 추락, 잠시 주춤했던 외국인 지분율이 건설부문 실적 호조로 최근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올 상반기 건설부문 매출이 2조1000억원으로 상사부문보다 1000억원 가량 높게 나왔으며, 내년에도 건설 매출이 상사보다 높게 나올 경우 현재 도소매업으로 등록된 업종을 2005년 5월부터 건설로 변경해야 한다.
현대산업(12630)개발도 지난 7월 중순 대주주 BW 소각 방침이후 시장의 신뢰를 얻으면서 지난 12일 외국인 지분율이 56.93%를 기록하고 있으며, 하반기 워크아웃 졸업이 기대되는 대우건설(47040)도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지분율이 6.6%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허문욱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구심점 없이 유동성 장세 영향을 많이 받았던 건설주가 외국인 지분증가로 장기투자 기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 연구위원은 "건설업종은 통상 3분기 조정을 거쳐 4분기에 실적이 개선되는 사이클을 보이는 만큼 최근 외국인 지분증가는 4분기 이후를 노린 선취매 경향으로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용완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우량주 위주로 포트폴리오 구성하는 외국인들 특성상 건설주가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 지분확대에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외국인들 대부분이 장기투자에 나선다는 점에서 대주주 지분이 높은 일부 업체들의 경우 주식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태영의 경우 대주주와 관계인 지분이 40%선이고 외국인 지분이 33%선이 돼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태영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가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매물이 나와 거래가 이루어짐으로써 유동성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