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등세를 이어가자 정부가 세제로 시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앞장서고 있다. 취임 이후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공언해 온 이 대통령이 최근 반대로 세제로 주택시장에 적극 개입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통해 5월 9일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의 기한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기한 재연장 기대심리를 겨냥해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 메시지의 초점은 집값 급등에 따른 다주택자의 불로소득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반드시 없애야 한다”는 말에서 그런 뜻이 읽힌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양도세 중과 재개가 다주택자의 버티기 보유로 이어져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탈출하는 데도 고통과 저항이 많겠지만 필요하고 유용한 일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표현들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를 넘어 향후 보유세 인상까지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많은 국민이 과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새삼 떠올린다. 문재인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세율과 부동산 공시가격을 잇달아 올려 보유세 부담을 대폭 무겁게 하는 등 세제를 총동원했으나 집값을 잡기는커녕 폭등을 유발했다. 시장 논리를 거스르는 정책은 성공할 수 없음을 뼈저리게 경험한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 근본적 집값 안정 대책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정부도 이에 공감해 공급 대책 마련에 착수했으나 발표 시점이 지난해 연말 이전에서 올해 1월로 미뤄진 데 이어 다시 차일피일 늦어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어려운 일이어도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린 부동산 불패 신화를 단번에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굵은 금 정도는 가게 할 만큼 확실한 공급 확대 방안들이 대책에 담겨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