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기기가 발달하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무인점포로 전환하는 사례가 눈에 띤다. 무인 라면가게가 대표적이다. 고객이 자판기를 통해 라면을 구매한 뒤 무인조리기로 요리한 다음 테이블로 이동해서 먹을 수 있다. 먹고 난 후 용기와 잔반 처리는 고객이 스스로 해야 하지만 대신 가격은 3000원대로 저렴한 편이어서 방문객이 많았다. 점포 운영 시간이 24시간이어서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방문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인근 무인 반려동물 용품점에서도 반려동물 전용 사료나 간식부터 놀이용품, 유모차, 방석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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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상공인들의 무인점포 창업이 늘고 있다. 경기 둔화 속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2.9% 오른 1만320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1만원을 돌파한 이후 매년 최저임금 인상과 동반해 주휴수당, 퇴직금 등의 부담이 커지면서 인력을 사용하지 않는 무인점포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 무인점포 이용이 확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삼성카드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 초 기준 무인 점포수가 지난 2020년 대비 4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2개 이상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가맹점주의 비중이 지난 2020년 22%에서 올해 초 37%로 15%포인트 상승했다. 인건비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점포를 여러 개 확장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려는 경향이 보인다.
무인점포를 열려는 예비창업자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라면 무인조리기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A대표는 “무인매장의 경우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니까 소소하게 점포 운영을 시작해보려는 문의가 많다”며 “그중에서도 잘 되는 곳 자영업자들은 점포를 늘려서 프랜차이즈화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라면 무인조리기 1대 가격이 60만원 정도인데 보통 점포 한 곳에서 3~4대 설치하니까 초기에 180만~240만원만 투자하면 직원 인건비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스크림 무인매장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 B씨도 최근 매장을 열기 위한 가맹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업체는 가맹비 무료, 해지 위약금 면제 등의 혜택을 내걸고 가맹점주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B씨는 “이미 아파트 내 상가나 인근에선 추가로 매장을 열기가 어려운 상태라서 새로운 입지를 찾아 점포를 열 수 있도록 예비 창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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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형태의 무인점포 창업이 늘어나면서 일부 업종에선 과열 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 목동에서 무인카페를 운영 중인 김 모씨(46)는 “처음 무인카페를 운영했을 때만 해도 월 순이익이 150만~30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근처에 무인카페가 계속 늘어나면서 1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보다 수익이 줄었지만 하루에 한 번 정도 매장에 방문하면 돼 관리가 수월하고 인건비가 따로 들지 않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무인점포 특성상 도난이나 파손 문제 등도 점주들이 우려하는 요인 중 하나다. 무인점포의 경우 24시간 매장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관리하지만 시설물을 파손하거나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매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발생하면 곧바로 대응하기 쉽지 않다. 이에 일부 점주들은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경고문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